조회 : 428

잠이 안 와요


BY hulk9 2001-01-01

2000년의 마지막 밤을 넘기고도 잠이 안와 글을 올립니다 .
2000년의 마지막 밤에 지갑을 잃어 버렸습니다.너무 속상해요. 지갑속에는 현금 20만원과 각종 카드,의료보험증,신분증은 물론 통장까지 있었어요.
더 속상한거는 남편과 다툰뒤 잃어버렸다는 겁니다. 친정 엄마 생신이 이틀뒤라 쉬는날 다녀오고자 준비중 남편이 귀찮다며 드러 눕는거에요.틈만나면 친정갈려고 한다는둥 궁시렁대면서 말이에요. 몇마디 말다툼뒤 아기만 데리고 집을 나섰죠. 근데 저녁바람이 얼마나 춥던지 아기도 보채더라구요. 한참을 버스를 기다리다 너무 추워서 남편한테전화를 했어요, 아기하고 내가 그러고 나와서 조금은 반성이라도 하겠지 하는 마음에서요 근데 이남자 전화를 받더니 내발로 나갔으니 친정가서 다시는 오지 말라며 전화를 그냥 끊어버리는 거에요. 황당해서 정말...
열은 받았죠, 아기는 울죠, 정신이 없었던지 공중전화에 지갑을 두고 나왔어요.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쥐꼬리 만한 월급으로 먹고 싶은거 못먹고 아기한테까지 아껴가며 모아놓았던 돈인데...
엄마생신 선물대신 용돈으로 좀 드리고 연말에 혹 쓸일이 있을까 해서 모처럼 큰돈을 ?았는데, 20만원이면 우리 한달 생활비 버금가는 돈인데 그걸 잃어버렸으니,지갑이 없어진걸 알고 한 십분쯤 뒤에 그 공중전화에 가봤지만 이미 없어졌더라구요.
결국 친정도 못가고 남편한테 도리어 정신머리 없다고 구박받고 서러워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2001년을 이런 기분으로 맞아야 하다니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지난 한해동안 그리 죄지은것도 없는데 2000년 마지막날 밤에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2001년을 맞는 액땜이라고 생각하라고 지갑을 ?아다니는 날보고 어떤분이 말씀하셨는데 마음을 비우고 편안히 가질려고 해도 잠이 안 오네요.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저를 비웃으시겠어요, 작은돈에 연연하는 쫌팽이라구요.
그래도 속을 털어 놓으니 좀 후련해 지네요.
정말 2001년을 맞는 액땜이라고 생각해야 되겠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