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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합니다.


BY 속상 2001-01-04

남편과 전 대학2학년때 만나 남편 졸업후 곧 결혼을 했습니다.
가진것 없이 연탄불가는 단칸방에서 전화도 없이 시작했지만
지나고보니 그땐 정말 행복했습니다.
첫애를 낳고 한 5년이 흘렀을때 남편이 직장에 새로 들어온
여직원 얘기를 했었습니다.
착하고 싹싹하고 빠릿빠릿하게 일도 잘하고...
같은과 동료가 그 여직원을 좋아하는데 그 여직원은 별루
관심이 없다며 재밌어했구요.
그러다 한 2년쯤 더 지났을때 다시 그 여직원과 같이 일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전에 같이 일하던 직원이 일도 못하고 맘도 안맞아서 많이
힘들어 하다가 일잘하고 맘 맞는 여직원이랑 같이 일하게 됐다고
많이 좋아하길래 저도 잘됐다고 생각했어요.
매일같이 야근에 휴일도 없이 일에 묻혀 지내더군요.
그렇게 한 육개월쯤 지났을때 뭔가모를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 예감이 적중했습니다.
그 여직원하고 남편이 바람이 난겁니다.
제가 그 여직원과 그 부모님을 만났고, 그 여직원은 울면서
잘못했다고 빌고 회사를 그만 뒀습니다.
전 분하고 분했지만 한번 꾹 참자고 맘을 먹었죠.
근데 정신 못차린 남편이 술만 먹으면 그 여직원집에 전화를
해서 사랑한다 보고싶다고 전화질을 한겁니다.
그러자 그 여직원에 부모님이 우리 남편을 직장에서 모가지를
자르고 혼인빙자 간음으로 고소를 하겠다고 한겁니다.
겁이난 저와 남편이 그 여직원에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그자리에서 그 부모님은 우리애는 순진해서 이럴애가 아닌데
얼마나 남편이 목을 멨으면 넘어갔겠느냐, 우리애는 우리가
간수할테니 그집 남편은 애엄마가 간수 잘해라 하더군요.
저 그날 행여나 그집 부모님이 정말 남편을 고소할까봐
전전긍긍하다 들어왔습니다.
그년 머리채라도 잡고 딸년 간수 잘하라고 욕을 하고싶었는데
도리어 당하고 들어왔습니다.
더 가관인것은 남편이 울면서 이혼을 해달라고 하다군요.
정말 그여자를 사랑한다면서요.
그런데 그땐 정말 이혼을 하고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겨우 남편을 달래고 달래 얼른 둘째아이를 임신했죠.
그즈음 그 여자가 결혼을 했다는걸 알았습니다.
전 이제 다 끝났다고 한시름 놨다고 생각했죠.
그러고 지금 우리 둘째가 다섯살입니다.
남편에 핸드폰 1번에 메로리된 전화번호가 그여자였습니다.
마침 핸드폰이 내 이름으로 되어있어 통화내역을 확인해보니
가끔씩 전화를 했더군요.
한 1분정도...
목소리만 듣고 끊었다고 하더군요.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 같은과 여직원이 그 여직원과
입사동기라 그직원 수첩에서 몰래 알아냈다고 합니다.
같이 통화한게 아니라 너무 보고싶어서 자기혼자 목소리만 듣고
끊었다고 합니다.
그여자를 잊을수가 없답니다.
그런데 정말 목소리만 듣고 끊었을까요?
혹시 전화통화를 여지껏하고 있는건 아닌지 너무 속상합니다.
어처구니없게 그저 한순간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정말 사랑하는
모양입니다.
7년 연애해서 결혼해 애 둘 낳고 사는 나는 뭡니까...
그여자는 딴남자하고 결혼해서 잘 살면서 내 남편 마음까지
가지고 사는지 울화통이 터집니다.
오늘도 그여자 집에 전화를 했다가 남편이 받길래 끊었습니다.
왜 그여자는 우리 남편 직장 사람들하고 연락을 하는지
혹시 우리남편 소식을 알고 싶어서 연락을 하는건 아닌지
그 저의가 궁금합니다.
그여자하고 전화를 할까 생각하다가 한편으론 괜히 일을 크게
만드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어떻게해야 좋을지 잠은 안오고 아무리 궁리를 해도 답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