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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증세 보이는 시어머니


BY 송사리 2001-01-04

집사서 이사한지 열흘만에 시어머니 오셨네요.
벌써 두달이 넘었네요.
나 새천년 열리던 해에는 시아버지
병원 계서서 크리스마스도, 12월 31일 날도
병원에서 밤 새웠네요.
그래도 4개월만에 돌아가셔서
자식에게나 큰 고통 없이 가신 아버님께나
그래도 다행이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네요.
시어머니 74세이신데
아무리 엘리베이터 타는걸 가르쳐 드려도
안되네요.
위암 수술 받으셔서 매운거 짠거 밀가루.....안돼! 안돼! !!!!!
김치도 하얗게,나물도 국도 찌개도 고추가루 넣을수 없네요
빵 좋아하고 밀가루 좋아하는 애들과 나 먹자고
반찬 이중으로 하는거 안되더라구요.
울 신랑 2주에 한번씩 집에 옵니다.
애들도 방학했는데
신랑도 없는데, 나갈수가 없네요.
오로지 아침먹고 점심걱정
점심먹고 저녁걱정하며 방학 보내고 있네요.
엘리베이터도 누르지 못하져 가스불도 어머님꺼랑
틀려서 사용 못하져
거기다 치매증세까지 보이시니...
하도 심심하다고 해서 롯데 민속관 갔다오는데
차에 오르시더니 저보고
"동상, 나 집에 빨래가 잔뜩이여. 나 차타는데 데려다줘"
그러시더라구여.
울 신랑 연휴쉬고 새벽에 비행기 타러 가려는데 저보고
"우리 사위 갔어유"하시네요
자기 엄마 와 계시니 미안한지
남편이 친정 부모님 모시고 왔은데
동생이 농사를 일년에 두번이나 짓는다고 쌀가져 가랬다고
하시더랍니다.
거실에서 친정 부모님 주무시는데
새벽1시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시더래요.
잡수시는거는 위 수술한분이 저보다 더 많이 드십니다.
잘 드시는거야 좋은거지만 치매있느사람들
먹는거 유난히 좋아한다고 들어서요.
자꾸 딴 말씀을 하시고 계시니 이젠 애들도
서로 눈짓으로 웃곤 하는데
4남 2녀중 막내인 우리집이 그래도 편안하신가봐요.
울 형님 얘기하면 나 열 받아서 안할라네요
치매 초기에 어떻게 해야하는지
겪어보신 분 조언 좀 해주세요.
너무 착해서 내 주장도 펴질 못하고
남의 뜻대로만 살다보니 의지도 맘도 생각도...
모두 정지가 되나 봅니다.
가만이 보면 넘 불쌍하고 안스럽고 측은하고
그러다가도 답답하고 화나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