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41

수다로 풀려구요...


BY 아줌니 2001-01-05

저는 이제 결혼2년차 새댁이에요. 그런데 아기는 벌써 2명이네요. 쌍둥이거든요. 저는 10년 연애끝에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집안도 가난했고 너무 우유부단한 성격이어서 걱정이었지만 그래도 저하나만 바라보는 남편의 마음이 든든하고 저도 정도 들어서 어렵게 결혼했습니다.
우리의 결혼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시아버님이 저를 싫어하셨거든요.저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키도작고 몸도 약해보인다고 노골적으로 싫어하셨습니다.
결혼하기전에 신랑이 인사드리러 가자고 해서 갖더니 아무도 안계시대요. 그래서 신랑에게 어떻게 된일인지 물으니 '너 음식 잘하니까 음식해서 부모님 드리면 좋아하실꺼야. 점수따야지'하는 겁니다.
저는 그때만해도 신랑의 생각에 동의하고 장봐다가 해물탕이랑 버섯사서 반찬해놓고 어른들 오시길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어른들이 오셨고 저는 정성껏 장만한 음식을 차려드렸느데 시어머님께서는 결혼전에 왜 부엌일을 맘대로 하냐고 조금 안좋아하셨구요 시아버님은 음식드시면서 탕이 짜다면서 한마디 하시고는 약주드시면서 또 제 외모가 마음에 안들고 인연이 아닌것 같으니 다시는 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제 면전에서...
자기 아들이 뭐가 그리 잘낫는지...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기지도 않아요. 그래도 그 모욕을 다 참고 결혼한 제가 미친년이죠...
그후 저는 시댁의 지하 단칸방에서 생활했습니다. 시댁은 연립인데 3층이었고 도련님이 함께 사셨기때문에 저희가 살 방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보일러 실을 개조한 지하에서 신혼을 시작했습니다.
시아버님의 시집살이는 그때부터 시작이었어요. 저는 결혼하고 2달만에 임신이 되었는데요. 입덧이너무나 심했습니다. 그리고 체구는 작은데다 쌍둥이라서 걷기도 힘들지경이었습니다. 임신5개월에 동네 사람들이 막달이냐구 물을정도였으니까요..
시아버님은 양력1월1일 저를 부르시더니 김장을 하라고 하셨습니다.아침도 굶고 남산만한 배를 하고는 쭈구리고 앉아서 무채를 썰고 야채를 썰고 시아버님은 그옆에서 담배를 물고 굵다 가늘다. 소금을 쳐라 젖갈을 조금만 넣어라. 정말 미칠지경이었지요. 저는 오후 4시에 김장을 끝내고 떡을 사다가 떡국끓여서 먹고는 피까지 다토하고 기절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시어른들은 눈하나 깜짝안하고 '그래도 넌 별로 심한거 아니다. 입원하는 사람도 있는데'우리 시어머님의 레파토리였습니다. 정말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어요. 울기도 정말 많이 울었어요. 친정에서는 잘살고 있는줄 아는데 하소연도 못했지요.
저희 시아버님은 구두쇠에다가 술드시면 정신적인 이상증세가 있으십니다. 술드시면 밤을 꼴딱새면서 소리지르고 어머님과 저를 들들볶는데 정말 제가 왜 결혼했는지 눈물밖에 안나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렵게 모은 돈으로 신랑의 회사를 핑계로 분가를 했습니다. 신랑회사가 시댁에서 1시간50분정도 거리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