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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선인군자 였던가....?


BY 유스티나 2001-01-05

어제는 회식의날~! 직원들의 의욕을 상기 시켜주기 위한 자리인지라..
근무를 맞치고 회식이 있어 회식장소로 갔다.
우리회사는 가난하지는 않지만 왠지 사원들의 주머니가 텅텅 비어있는 건 왜일까...
사원들의 주머니경제 사정을 맞추다보이.. 만만한 곳은 짱께집...
그래도 회식인지라 일인당 만원하는 코스를 먹고 맘좋게 회식자리에서 나왔다.
장선생님이라는 분과 같이 걸어가는데..
먼저나간 직원들이 어떤사람의 주위를 빙둘러 있는것이 아닌가..
"왜 그래.. 무슨일야..."
신문을 배달하는 배달부 아저씨..
몇개 안남은 이로 "제가 신장수술을 했는데.. 배가 넘아프네요.. 핸드폰한번만 빌려쓸수 있나요...""집에 집사람이 없네요... 지갑을 안가져와서 돈이 없어 약을 사먹을수가 없네요""됐습니다...그냥가세요.. 이러다 낳겠죠"
모르는 사람이라도 저렇게 아파하는데 그냥가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
차마 발길을 띨수가 없었다..
"아프면 약국가셔서 약드시던가..""저앞이 저의 회사니까.. 잠깐 앉았다가세요..."
마냥 사양하던 그 신문배달부...
아픈몸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달리기시작하더니.. 10미터 못가 다시 주져앉기를 반복하는것이 아닌가..
장선생님과 난 달려가 그러지말고.. 약국에가서 약을 드시라고..했다..
그러더니.. 그럼 제가 주민번호와 전화번호 연락처 사는 곳을 적어줄테니.. 내일 꼭 드릴테니.. 돈을 꿔달라는것이다..
난 선뜻 그러기로하고 약값이 얼마냐고 물어봤다..
38천원이라는 것이다.
난 지갑을 털어 4만원을 주고 어서 가서 약드시고 아프지말라고..돈을 건네주었다..
9시에 꼭 전화하라는 말을 반복하던 그사람.. 믿기로하고 헤어졌다..
연락처를 받았지만.. 왠지 찜찜한 기분은 왜일까.
돈을 주기까지는 의심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점점 9시가 다가오면서 가슴한구석의 저려오는 기분...

아~~~오마이~~갓~~~ 전화번호는 팩스번호이며 동사무소에 전화걸어 주민번호와 이름을 확인하니 그런사람없구. 신문사에 전화걸었더니 59년생의 남자는 없다나
내가 사기를 당한거구나..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아픔을 가장하고 사람을 이용하다니..
세상에 믿을 사람이 이런 사람들 때문에 없다니까..
한편으로는 어처구니가 없었구. 한편으로는 불쌍한사람 도운거라 마음 다스리기까지 지금 이시간...무려 15시간이나 걸렸다...
마냥 순진하게 선량하게 살기에는 세상이 너무나 더러워진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냥 올한해를 잘보내라는 하늘의 계시라고 생각하고 액댐으로 생각하련다....
그래도 좀 속이 쓰리는건 어쩌나..... 내돈 4만원....
난 4자라는 숫자가 그래서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