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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외면할 수 없는 짐...(친정)


BY 냉가슴 2001-01-05

제 얘기좀 들어주실래요?

저는
가장 역할을 전혀 못하시는 아버지 대신, 엄마와함께 15년을
집안을 이끌어 왔습니다.
'밑빠진독에 물붓기다', '니 자신만 생각하며 살아라' 라는 친구들 말을 못들은체 하며 제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살았죠.
결혼할때 까지만....

결혼이 무슨 돌파구나 되는양 난 친정의 가난으로부터 무뎌질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죠.
어느날 아버지를 닮아서인지 대학 졸업후에도 몇년을 놀던 오빠가 아는사람과 사업을 하겠다더군요.
돈 한푼 없이 월급사장이란 이름으로 뭔가 하는가 싶더니 IMF로 인해 부도를 맞았어요.
오빠는 1년여동안 구속되었고 뒷수습을 하러 다니는 동안 1200만원이란 돈을 이카드 저카드에서 현금서비스받아 일단 해결해놓기는 했어요.

그러던중 2년전쯤 사랑이란 이름으로 10년을 아이와 둘이서만 살아온 사람과 결혼하게되었어요. 물론 부모님의 반대로 오랜동안 힘든 시간을 겪어야했지만, 이 남자의 과거만큼 나에게 관대하겠다 싶은 생각이 작용했던건 사실입니다.
결혼 후 생활비를 아껴 조금씩 빚을 청산해 나가려고 애썼지만 남편도 경제적으로 넉넉한 사람이 아니라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죠.
요즘도 몇개의 신용카드로 돌아가며 이리저리 결제일을 맞추며 한달 한달 넘기고 있는 형편이예요. 이자까지 늘어 지금은 1600만원이나 되었죠.

은행에 대출을 조건으로 적금을 하나 들어보려고 했는데 요즘은 그것도 쉽지 않다더군요.
만일 가능하다해도 보증인이 필요하구요. 주부기때문에...
직장을 나가볼려고 해도 5개월된 아이가 있고, 내가 낳지않은 13살된 아이가 있어서 불가능해요. 아이들이 아니더라도 남편이 직장다니는것을 반대해요. 12년 전,아이 엄마가 직장상사와 눈이맞아 아이도 버리고 떠나갔었거든요.
남편에게 모든 사실을 얘기하자니 염치가 없어요.
결혼때도 남편이 다 준비해놓고 시댁에 제가 해온것처럼 제 체면을 세워줬었어요. 얘기한다고 해서 해결 방법이 있는것도 아니구요.

30여년 살아오면서 나도 복이 있긴 있구나 유일하게 생각된게 우리 남편 만나 결혼한 일이예요. 아이 문제며, 돈문제며 걱정거리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지금이 제일 행복해요.
이런 문제로 남편 실망 시키고 싶지않아요.

어떻하던 스스로 해결해야하는데,방법좀 알려주세요.
3-5년사이에 1500만원을 해결할수 있는 방법.

저도 행복하고 싶어요. 이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