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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요?


BY doskdoszld 2001-01-05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에서 비디오숍을 운영하면서 네살바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줌마입니다.
넘넘 속상한 일이있어서 이렇게 방문했습니다.
남편과 저는 열렬히 사랑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집에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했습니다. 반대이유는 장남에다, 술주정뱅이 시아버지, 그리고 아흔이 넘어서도 살아계시는 시할머니, 그리고 배 다른 누나, 사사건건 참견하는 시댁식구들까지... 하여튼 온갖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을 했지요. 신혼때는 넘넘 행복했어요. 그런데 불행의 시작이 싹트기 시작했어요. 아이가 태어나기 두달전 시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저는 만삭이 된 몸으로 시댁이 있는 제주도까지 날라갔고, 무사히 상을 치루고 왔어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아흔이 넘은 시할머니와 두분만 사시게된 시어머니께서 무섭다며 짐을 싸들고 올라오셨지요.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말이지요. 처음에는 제가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가 끝나면 제주도로 가시겠다고 하셨지요.그런데 얼마뒤 아이의 백일잔치, 아들의 생일, 추석명절, 그리고 아버님의 제사, 탈상,그리고 아이의 돌...... 이렇게 지내다보니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어요. 아이가 돌쯤되서 시어머니와 너무나 안 맞은 내가 안쓰러웠는지 남편은 나에게 비디오숍을 해보라고 권유했고 그래서 아이는 시어머니에게 맡겨둔채 가게를 시작했어요. 아침 아홉시쯤에 나와서 새벽한시까지 영업을 하니 시어머니와 부딪칠 일도 없고 나는 나대로 내 시간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시어머니와의 갈등이 사그러들 무렵. 아이때문에 가게와 살림을 합칠 수 있는 곳으로 가게를 옮기게 되었지요.문제는 여기서부터였지요. 내가 있다는 이유로 어머니는 이후로 정말 손에 물 한방울 묻히게 싫어했고, 내가 가게가 바빠서 밥을 못차리게 되면 하루종일 굶기까지 했어요. 그러면서 시어머니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어요. 하루종일 잘 계시던 분이 아들이 퇴근해서 올 시간만 되면 방에가 누워버리고, 한달에 한 번씩 보약을 안해주면 온갖 불평을 늘어놓으며 온 동네에 내 욕을 하고 다니고, 작은 아들이 오면 붙들고 뭐라고 울면서 얘기하고, 그러고나면 아무런 연유도 없이 나는 시동생에게까지 욕을 먹어야 했어요. 정말로 트집이라는 트집은 다 잡고 가뜩이나 나를 미워하는 시댁식구들에게까지 내 흉을 보아서 나는 완전히 집안에 미움의 대상이 되고 말았어요. 참다참다 못해 남편에게 시어머니얘기를 할려고 하면 남편은 아예 귀를 막아버리더군요. 제가 정말 시어머니에게 이해가 안갔던 부분은 신랑과 저는 온도차이때문에-저는 한여름에도 이불을 덮어야 자야하는데 신랑은 겨울에도 창문을 열고 잘 정도로- 각방을 써야만 했지요. 그걸 본 저희 친정엄마는 기겁을 하셨고, 시어머니에게 이렇게 얘기를 했대요.그랬더니 시어머니왈, 저는 모릅니다. 그 이후로 어쩌다 저와 신랑이 한 방에 있으면 안절부절을 못하고 방앞을 왔다갔다하면서 잠 안자고 뭐하냐고 빨리 나오라고 까지 합니다. 그 후 며칠뒤 시어머니의 아주 큰 한마디말로 저는 큰 상처를 입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습니다. 여태까지의 일을 알아버린 친정에서는 차라리 이혼시키는게 낫겠다며 나서기 시작했고, 그제야 사태의 심각함을 알아챈 남편의 권유로 시어머니께서 제주도로 내려가셨지요. 잠잠하나 싶더니만 두달도 못되서 다시는 안 그런다고 약속에 약속을 하고 다시 오셨어요. 그래서 저는 아예 가게를 옮기고 시어머니께서 아이를 맡아주시기로 했어요. 그런데 2000년 마지막날, 드디어 나를 또 쓰러지게 하셨지요.집안 살림은 전혀 하시지도 않는데도, 어머니가 하시는 거는 식사하시고 설겆이 이게 답니다. 그런데도 자신을 식모살이를 시킨다고 합니다. 전 새벽 한시에 들어가면 새벽까지 잠을 안자는 아이때문에 새벽 3-4시나 되야 잡니다. 물론 다른 식구들은 다 자지요. 그러다보면 남편아침을 못 차려 줄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8시에는 일어나야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가게를 나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희 시어머닌 저보고 매일 늦잠잔다고 합니다. 자기는 9시나 넘어야 일어나면서...
그리고 저녁 시간쯤되면 가게는 잠깐 알바생에게 맡기고 저는 저녁을 하러 갑니다. 시장도 봐야 되고요, 이런데도 제가 식모살이를 시킨다니요. 정말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우리 친정에서는 이혼하라고 난리입니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구요. 예전처럼 참고 사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요. 그래서 저도 요즘 들어서는 이혼을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자신이 없군요. 아이를 혼자 키운다는 것도 아직 서른한살밖에 안됐는데 이혼녀라는 소리 듣기도 그렇고, 친구들은 그러더군요. 한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빨리 결정하라고요.어떤 결정이 현명한 것일까요. 어른들은 그러세요. 어머니가 사시면 얼마나 더 사시겠냐고요, 하지만 저희 어머니 나이는 이제 59이세요. 아직도 사실날이 많이 남았는데요. 어쩌면 제가 먼저 갈지도 모르지요. 홧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