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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믿는데도 의심하고 있어요


BY 의심 2001-01-09

결혼 1년 9개월째, 1살된 아들을 가진 전업주부 입니다.
저는 성격이 너무나 예민한데다
결벽증마저 있습니다.
쉽게 말씀 드린다면,
저의 유년시절
동창의 어머니들만 골라
바람을 피워대신 친정 아버지 덕택으로
남.녀 모두의 부정에 대해 치를 떨고
심한 결벽 증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저의 남다른(?) 성격을
남편도 알고 있습니다. -- 그래서 여자쪽 문제로도 극도로 조심한 편입니다.-- 동료들과 노래방에서 여자들 불러 놀았는데도 끝까지 안그랬다고 주장하던 사람입니다.

최근 저의 남편이 아주 쬐금 변했습니다.
저를 대하는 행동면에서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지만
다른면에서 조금 변했다고나 할까요?

예를 들자면
그렇게나 잠이 많던 사람이
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일때가 많고
(낮에 엄청 피곤한 업무일을 했는데도)
하루에 담배를 2-3개만 피우던 사람이
거의 15개비를 피웁니다.
또 옷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던 사람이
괜시리 예전에(2-3년 전에 입던 옷) 입었던 옷들을 찾으며
새롭게 입으려 하고(집 형편을 아는지라 사달라고는 않함)
자신의 용돈에 조금씩 불만을 나타냅니다.

잠자리도 제 눈치를 보며 (눈치 준적도 없는데)
4-5일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물론 제가 피곤하다고 하면
얼씨구나 좋다 하며(이건 제 생각입니다)
돌아서서 잠을 청합니다.
(예전에는 제가 싫다고 해도 기어이 자기 욕심을 채운 이기적인 사람이였음)

그러나 이 모든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며
그냥 지나칠수도 있습니다.

이틀전
오후 6시에 퇴근한 남편의 옷을 받아들고
옷장에 걸려는 순간 옅은 화장품 냄새가 났습니다.
그래서 남편의 옷을(목폴라 옷) 다시 내려
냄새를 맡았더니 가슴과 목 언저리에서 나는 것이였습니다.
남편한테 "화장품 냄새가 나네,왜 그러지?" 라고 물으니
남편은 " 아침에 화장품을 발랐으니 나지 " 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씻으러 갔습니다.
그래서 남편 화장품을 열어보아 냄새를 맡아 비교해 보았는데
같은 냄새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어제
퇴근한 남편이 우울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잠시 누워 있더니(1시간 정도)
갑자기 일어나서는 자기가 '김치찌개' 해 준다면서
찌개를 끓여주었습니다.
예전에도 자기가 나한테 미안한 일을 하면
종종 음식을 해주기는 했지만
어제는 나한테 미안한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조금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남편 옷에서 나던
화장품 냄새 마저 의심스러워 졌습니다.
아침 일찍 얼굴에 발랐던 로션 향이
어떻게 오후 늦게까지 옷에서 로션 향이 남을 수 있나 싶어서요.

남편은 위에 나열한 일 말고는
변한것이 전혀 없습니다.
여전히 일찍 들어오고
여자한테 전화 오는 일도 없으며
아이한테도 잘 합니다.
자기 용돈에 대해서도 불만만 있을뿐
주는데로 받기만 합니다.
그런데도 남편을 의심하는 제 자신때문에 괴롭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씀 드리면 남편이 조금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만약 남편한테 무슨 변화가 생겼다면
초장에 확 잡고 싶습니다.
그러니 좋은 답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