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의 서른 다섯번째 생일입니다.
아침에 바지락살 넣고 미역국 끓이고 김치에다 남편 아침상을
차려주고 출근시킨뒤, 갑자기 쓸쓸함이 밀려오더군요.
오늘이 내 생일인데, 뭐 생일이라고 특별한 날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게 아니데 하는...
여태 잊어버리고 살아온 나 라는 아줌마가 참 한심하다는
그런 생각이 불쑥 들데요.
여자라서 그랬을까?
우리 부모님들도 내 생일은 그냥 말로만 지내버리고,
이제껏 한 번도 생일상이라는걸 받아 본적이 없는 내가
참 슬퍼졌습니다.
아직 어린 애들에게 '애들아 오늘 엄마 생일이야'
하고 말했더니, 축하해 하고 뽀뽀 해주고는
엄마 나 과자사줘, 나 장난감 사줘,
이런 소리로 내 속을 상하게 하길래
꽥 소리를 질러 버렸습니다.
'니들은, 엄마 생일에 뭐 해준게 있다고,
이것 사달라 저것 사달라 난리야.'라고
나 참 . 아직 어린 애들인데 지들이 뭘 안다고.
이런 나 자신이 싫어 또 슬퍼 집니다.
뭐 그리 대단한 사람의 생일이라고
그래도 전 눈물이 자꾸 나려고 합니다.
남들처럼 거창한 이벤트라든가,선물 그런걸 바라는게 아니라
따뜻한 그 무엇이 받고 싶습니다.
그게 뭔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전 따뜻함이 그립습니다.
처녀적에 '겨울아이'라는 노래를 내 생일날 들려 주던
그가 문득 생각 나는건 왜인지...
오늘은 그 노래를 들으며 서른 다섯해 동안 살아온 날을
되돌아 볼렵니다.
무엇이 이토록 나를 춥게 만드는지.
과연 그 이유가 추억속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