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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부르고 지나가는 내 서른 다섯해


BY kim4008 2001-01-10

오늘은 저의 서른 다섯번째 생일입니다.

아침에 바지락살 넣고 미역국 끓이고 김치에다 남편 아침상을

차려주고 출근시킨뒤, 갑자기 쓸쓸함이 밀려오더군요.

오늘이 내 생일인데, 뭐 생일이라고 특별한 날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게 아니데 하는...

여태 잊어버리고 살아온 나 라는 아줌마가 참 한심하다는

그런 생각이 불쑥 들데요.

여자라서 그랬을까?

우리 부모님들도 내 생일은 그냥 말로만 지내버리고,

이제껏 한 번도 생일상이라는걸 받아 본적이 없는 내가

참 슬퍼졌습니다.

아직 어린 애들에게 '애들아 오늘 엄마 생일이야'

하고 말했더니, 축하해 하고 뽀뽀 해주고는

엄마 나 과자사줘, 나 장난감 사줘,

이런 소리로 내 속을 상하게 하길래

꽥 소리를 질러 버렸습니다.

'니들은, 엄마 생일에 뭐 해준게 있다고,

이것 사달라 저것 사달라 난리야.'라고

나 참 . 아직 어린 애들인데 지들이 뭘 안다고.

이런 나 자신이 싫어 또 슬퍼 집니다.

뭐 그리 대단한 사람의 생일이라고

그래도 전 눈물이 자꾸 나려고 합니다.

남들처럼 거창한 이벤트라든가,선물 그런걸 바라는게 아니라

따뜻한 그 무엇이 받고 싶습니다.

그게 뭔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전 따뜻함이 그립습니다.

처녀적에 '겨울아이'라는 노래를 내 생일날 들려 주던

그가 문득 생각 나는건 왜인지...

오늘은 그 노래를 들으며 서른 다섯해 동안 살아온 날을

되돌아 볼렵니다.

무엇이 이토록 나를 춥게 만드는지.

과연 그 이유가 추억속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