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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써보는 낙서


BY choheajung 2001-01-11

그렇게 사는것이 아줌마의 인생이라는것은 모두들 말보다 느낌으로 알것이다. 아무리 속상해도 말한마디 할 수 없는 상황이 얼마나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 것인지. 애들 뒷바라지 남편 욕먹이지 않으려 노력해보지만 남는것은 아주 초라해진 나일 뿐이다.
그게 서러워 반항을 해보지만 아무 의미없는 몸짓일뿐.
오늘도 그 서러움 다 접고서 아이들에게 화풀이 할까봐 조심스럽게 마음을 풀어본다. 하지만 어쩌라 이미 마음 한구석은 까만 멍이 들어버렸는것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새벽에야 들어오는 남편. 친정집일은 말로 다 때워버리고 시집일은 아미말없이 모든것을 처리하고, 내집은 몇천만원의 빚을 지면서도 그래서 두달동안 생활비한푼 못주고 부식비며 아이들 간식비 심지어는 시댁 대소사까지 모두 친정에서 가져다 쓰면서도 친정일은 남의일이요 시댁일은 자기일이라 시외가집 일에 갈때도 돈십만원은 기본이요 외식비에 병원비에 기타 잡다한 일까지도 내게는 한마디 없이 몰래 처리해주는 그런 세상에 둘도없는 착한 아들에 자기 부모님은 세상없이 너그럽고 착하고 고생많이한 불쌍하신 분인데 내가 못해서 속썩이는 걸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신랑 시댁식구들 다 모여 내게 뭐라해도 말한마디 못하고 심지어 막내 시아버님이 얼굴 붉히고 대들어도 말한마디 할줄 모르면서 시아주버니 뒷처리까지 깔끔하게 해주는 그런 삶도 자신은 제일 잘해주는 남편이라고 자랑하고 다니는.
일주일에 6일은 아디들한테도 아빠없는 집안을 만들었으면서도 아이들이나 나한테나 친정에는 둘도없이 잘해주는 것처럼 말하는 남편이 미워 오늘도 울어보지만 이것으로 그쳐야겠지. 지금도 아이들이 내눈치를 보고 있으니 웃으면서 같이 놀아줘야겠다. 그것이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가장 보편적인 삶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