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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미치면


BY 슬픔 2001-01-12

오늘따라 피곤해서 일찍 퇴근한 신랑이 잠든사이 또 핸드폰 검색 버튼을 누르고 말았습니다.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지금으로부터 딱 1년전 남편에게 잊혀지지 않을 커다란 상처를 한번 받은뒤로는 저의 버릇이 되어 버렸습니다.

핸드폰 검색 버튼을 누르고 난뒤의 씁쓸함이란....................

왜 이렇게까지 나 자신을 비참하고 한심하게 만들어 가면서까지 살아야 하나, 남는건 슬픔뿐이네요.

언제쯤이나 아주 편안하게 남편을 바라볼수 있을까요?

저의 또하나의 버릇이라면, 부끄럽게도, 남편이 술자리가 있다고 연락이 오면 한참 술마시고 떠들 시간이라고 생각될때 전화를 거는 겁니다.

그리고 시끌벅적한것을 확인하고나서야 소리없이 전화기를 내려놓죠.

안심을 하고 말이죠.

저 미쳤죠?

아니라면 미쳐가고 있는 중이겠죠?

제가 쓰는 노트 한귀퉁이에 빽빽이 적혀있는 전화번호들을 보다보면, 어쩜 지금의 제 모습이 현실이 아닐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남편으로 봐서는 그때 일을 다 잊은듯 한데, 왜 저는 여태껏 이렇게 힘겨워 해야 할까요?

자다 일어나 남편의 목을 조른적도 있습니다.

잠결이라고 둘러대긴 했지만.

한사람에게서 받은 배신감이 이렇게 큰 건가요?

죽을때까지 이러고 살아야 한다면 저 어쩌죠?

오늘은 곤히 자는 남편의 얼굴이 애처로워 보입니다.

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늘 의심받는 남편.

그를 맘속으로 받아들일수 있는 날이 오기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