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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가는 아이를 바라보며.............


BY 화진 2001-01-13

하얀이 낳으려고 산통을 겪고 있을때....분만실 스피커에서 이노 래가.....

지난주 일요일 눈 많이 오던날......숙제 한다고 경복궁에 간 하얀이가.........

"엄마 저 석수역이에요. 마을버스 타고 금방 갈게요" 하고서는....

20분이면 충분히 들어올 시간인데......1시간이 넘어도 오지를 않아 애 태우고 있었지요...

헌데......빙긋히 웃으며 들어오는 하얀이 손에.......세~상에나.....

커다란 강아지 인형을 안고서......."엄마 미안해요..많이 기다렸죠?"

일단 아무일 없는것이 다행이다 싶어........한숨 돌리고는....

왜? 늦었는지 보다.....나의 관심사는....커다란 강아지 인형?..

물어 보기도 전에...........하얀이의 호들갑.......

"글쎄, 병훈이가 이 인형 주려고 아파트 앞에서 1시간이나 기다렸데요."

오메나........그러면.......말인즉슨........

남자 친구가 준 인형이며......그래서 들어오는 시간이 지체되었다는 말...

그 순간......엄마인 나의 기분이 어땠을 것 같아요?.......ㅎㅎ

'아니 벌써' 하는 딸아이와의 거리감.......'다 컷구나' 하는 대견함......

만감이 교차 하면서.............왜 그리 당혹스럽던지.....

벌써부터 딸아이와의 이별준비를 조금씩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문득.....

하얀이에게 그랬어요........마음에도 없는말을.......

"왜 그냥 보냈니?.......들어와 저녁 먹고 가라 하지"......

어제는 학원에서 오자마자 남자 친구와 30분만 채팅하겠다고......하얀이가...

그래.......나도 아이들과 같이 놀은거 있죠?.....

다음에 우리집 올때는 내 선물도 부탁한다고......ㅎㅎ....

정말 내 딸인데도.....잘 모를 때가 많아요........어렵기도 하고.....

얼마나 소중히, 이쁘게, 정성을 다하여 키웠는데...아니 지금도 키우고 있는데......

엄마 보다는 친구가 더 좋대요..........그것도 남자 친구가....

내 몸을 빌어 나온 자식인데.......내 몸은 아니구나.....분명한 사실이.....

생각 했어요........결론은.......아이들과의 거리감을 최대한으로 좁혀야 겠구나....

그럴려면......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수 밖에요......

그래도.....어디에선가 밀려오는 허전함은 어쩔수가 없네요..

참고사항:하얀이는 내딸이고.......중학교 3학년이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