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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으로 늘 작아지는 내모습..


BY 소리 2001-01-15

어제 저녁먹기전 모임이 있다길래 남편이 아이들 데리고
나오라고 하더군요.
나가기 싫다는데 데리러 가겠다면 준비하라더군요.

그 모임은 남편의 자영업 협회 2001년 새 임원 취임을 겸한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선출된 회장이하 임원들이 남편과 가장 절친하고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고 나이도 비슷하죠.
근데 그들중에 남편만 임원에서 빠졌어요.
전, 순간 얼굴이 조금 굳고 기분이 석 좋지 않았어요.
하지만 전 알고 있어요.
저만큼이나 남편을 잘알고 있는 그들이기에 이해도 갔어요

그들보다 못한 학벌.
리더싶이나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사고력.
늘 자신의 생각만이 절대적이라고 흥분잘하는 성격.
분위기 파악 잘 못하고
감성적이라든가 사람들 끄는데 너무 둔감함을......

신혼초에 못다한 공부 같이 해보자는 제의도 거절하고
성격이 좀 착하기만 해도 이런 경우 내가 얼마든지 당당해질수도 있는데...

하지만 남편은 자신의 학벌(부모님이 일찍 여의 중학교까지 다녔어요)이라든지 성격에 관해
조금도 부끄러워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뭐가 부끄럽냐는 거죠.
오히려 그래도 남자는 사회생활하는데 학벌이란 무시할수 없다고 하면
절 비판하려 든답니다.

성격도 무지 급하고 흥분잘하고 이해할수 없는 생각이나 사고방식으로
저의 결혼생활도 너무 힘들었죠.
그래서 당당할수 있는 제 표정이 늘 작고 초라하게 느껴질때가 참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서 까지 왠지 나 자신이 작아짐을 느낍니다.
구태여 불러낸 남편이 좀 미워지기까지 하구요.
남편의 성공이 여자의 성공은 아닐지라고
그 아내에게 자신감이나 활력소를 줄수는 있는것 같군요.

아내한테 잘하든지,
사회생활에서 남들보다 좀 앞서든지(성격, 사고방식, 학벌)
둘다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성질만 있어가지고.....정말 밉다

무엇보다도 내가 원하는건
착한 성품과 아내를 배려하는 맘인데
언제나 이기적인 그 성질은 언제나 없어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