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안녕하신지요. 날씨가 추운데, 어찌 지내시는지요.
저희는 그럭저럭 삽니다.
어머님께 드리고픈 말이 몇마디 있는데, 하지 못하고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왜 결혼헐때, 반대 하셨다면서 끝까지 반대 안하셨습니까? 그랬다면 차라리 전 다른 사람과 결혼해 지금처럼은 안 살 것 같은데요.
어머님.
어머님꼐선 그러셨지요. 남자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아버님 능력없다고 아예 며늘앞에서도 구박하시지요. 아버님 젊었을때, 벌어오신 많은 돈 다 뭣에 쓰시고 돈 한푼 못 벌어다 주셨다고 하는지요.
그럼 제 남편은 능력있습니까?
잘 다니는 회사 어머님이 그만두라 하시고, 가게열어 주셨지요. 전 그때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치만...
버는돈 쪽쪽 다 가져가셨지요. 돈 불려 주신다고.. 전 그말 믿었습니다.
그치만, 어머님께선 저에게 남은것 하나도 없다면서 가게해준 돈 달라 하셨지요.
가게 차린데 든돈 5천... 어머님 가져가신돈 1억 입니다.
그래도 저 그돈 드렸습니다. 제 돈 받기 위해서요.
그 돈으로 아파트라도 장만 할려고 하니, 아파트 집 값 못 받는다면서 못 사게 하셨지요. 그래도언젠간 줄 지 알았습니다.
경제도 어렵고, 장사도 안되어 돈 달라 했을때, 어머님 저한테 당신 빚만 5억이라고 하셨지요.
어머님께서 무슨 사업 하셨습니까?
그게 그렇게 자랑이십니까?
저 그돈 포기했습니다.
그치만, 장사 안되고 이렇게 앉아 있으면 자꾸만 돈 생각이 나는것은 제가 욕심이 많아서 그런건가요?
어머님. 다른 집 아들들... 막노동이라도 해서 돈 벌어 집안식구들 먹여 살린다고 하셨죠. 근데, 왜 당신 아들은 못하게 합니까?
돈을 썼어라도 좋은데 취직시킬려느까, 그 돈 아깝다고 못하게 하시고 결국 빚좋은 백수 만드셨지요.
당신 아들은 맘이 편하신줄 아십니까?
아이들 어릴때 부터 공부 시키면 안 좋다고 하시면서 아이들 학원비 없다고 할 때, 보내지 말라고 하셨지요.
그러면서 어머님은 자식들 키울때, 고액과외니, 합숙교육이니 그런것 왜 보냈셨습니까?
이제 울집 큰 아이 6학년입니다. 내년에 중학교 들어갑니다. 하다못해 영어라도 가르치고 싶은 심정... 어머님께서 조금이라도 헤아리신다면 저한테그렇게 말 못하십니다.
당신 아들 귀하다 귀하다 하셨지요. 네 귀한줄 압니다.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돈이 있어야 먹고 살 것 아닙니까?
학원 봉고차라도 운전 시킬려니 그런 것 당신 아들 못하신다 그러고, 맘 좋은 주방장이 음식하는 것 가르쳐 준다고 해도 어머님 뭐라고 하셨습니까? 당신 아들 손에는 물 가면 안된다고 하셨지요. 그러면서 왜 저한테는 핫도그나 구워서 팔라고 하십니까?
작년 추석때,조부모 놔두고 어디 외가를 가냐고. 아이들 외가에 가고 싶어 엉엉 울때, 어머님께서 그러셧지요. 너희들 가고나면 이 할미, 할배 둘이서 심심하다고. 어찌 어린애 교육을 그렇게 시키냐고...
저희 친정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남아계십니다. 명절 오후에 올케들 다 친정가고 나면, 남는 것은 저희 친정 어머니 뿐입니다. 아이들 교육 그렇게 시킨건 어머님입니다.
추석때, 아이들 지지리 궁상떠는것 마냥 옷 입힌다고 저한테 한 마디 하셨지요. 남편 돈 못 벌고, 저도 벌것 없어서 그렇게 사는데 말입니다. 그러면서 저희 아들 녀석만 데리고 가서 백화점에 좋은 옷 한벌 쫙~ 빼입혀 데리고 오셨지요. 아들은 어머님 제사 지내줄거기 때문에 그렇게 입혀야 한다고 하셨지요. 그럼 제 딸은 제가 밖에서 낳아온 딸입니까? 아들 딸 요즘 필요없다시면서 왜 그러십니까?
맨날 빚 밖에 없다고 하셔서 제가 받는 패물 팔아서 살림 보태라고 드렸습니다. 그런데, 왜 그 때 맞춰서 장가 안 간 도련님은 중형차를 사십니까? 자기돈 벌어서 샀다고요? 돈 없어 못쓰는 아니 없어도 남의 돈 빌려서라도 쓰는 도련님을 제가 모릅니까? 일이백 하는 차도 아니고. 새차로 뽑아 주셨더군요. 천오백... 이 누구집 아이 이름입니까?
저희들 일년 생활비하고도 남는 돈입니다.
요새 옥매트가 따뜻하신지 모르겠네요. 없는 살림에 한푼이라도 아낄려는 저를 어머님께선 온 몸이 쑤신다면서 사달라 하셨지요. 제가 사 드린다고 했습니다. 한푼이라도 적게 드는 곳에서 산다니까, 어머님 그러셨지요. 동네 아줌마한테 산다고...
오십만원 우습게 아시는 어머님... 며느리는 만원이 없어서 오늘 시장도 못 보러 갑니다.
그러시겠지요. 티셔츠 한벌에 이십만원짜리,원피스 한벌 백만원짜리 사 입으시는 어머님꼐선 오십만원 우스우시겠지요.
저한텐 오십만원이면 한달 생활비입니다. 그래도 어머님 안 아프시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저희집 가게가 나갔습니다. 장사도 안되고, 해서 다른걸 알아볼려구요. 저희 돈 없을땐, 전화 한 통화 없으신 분이 가게세 받은것은 어떻게 아시고 전화하십니까?
갑자기 돈 들어갈 곳이 많으시다구요?
12월달에 돈 많이 버셧다면서요. 그 돈 다 뭐하셨습니까?
어머님 께서 그럴때마다 당신 아들... 얼마나 앉아서 줄담배에 못하는 술 마시는줄 아십니까?
새해가 밝은지도 보름이 지났습니다. 올해는 저희들 가만히 놔두시기 바랍니다.
PS: 정말 이 편지 어머님께 드리고 싶네요. 못드리는 용기가 없는 제 자신이 이렇게 미울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