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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딸들


BY vicki57 2001-01-17

여성들 모두는 현재 며느리이거나 시누거나
앞으로 그런 신분이 될 사람들이죠.
저 역시, 며느리이자
아직 장가가지 않은 어린 남동생이 있는 몸입니다.
그리고 딸이 하나 있죠.
명절도 다가오니
가슴이 두근대고 벌써부터 스트레스입니다.
저의 시댁은 썩 유별나지도, 아니, 엄밀히 말하면
좋으신 분들이지요.
명절때면 제일 힘드신 분이 바로 시어머니십니다.
일도 젤 많이 하시죠.
아직 일머리를 모르는 저나, 가게 일로 늦게야 합류하는 형님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지만요.
저의 남편 또한 명절이면 넌더리를 내죠.
제가 스트레스를 누구에게 풀겠습니까?
예전엔 손하나 까딱하지 않더니 한 몇년 잔소리를 해대고 울어대고
하니 요즘은 제법 설겆이도 해요.
똑 같이 교육받고 맞벌이를 해도 여전히 가사일은 여성의 일!!
그러다 보니 명절이고, 시댁이고 좋겠습니까?
저부터도 아무리 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은 시부모님일지라도
매주 가다보니 질리더라구요.
한 주라도 안갈라치면 전화 와요.
'어디 아프니?'
그 다음주에 가면
'저번주엔 뭐하느냐고 오지도 않았냐?'
그런 말씀 자체가 스트레스예요.
이상스리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니까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시댁은 참 어려운 게 사실이예요.
지금도 가면 소파에 앉아야하는지 바닥에 앉아야 하는지 헷갈리고
게다가 시누이라도 오면 일은 더 복잡하지요.
아무리 같이 한다고는 해도 시댁일과 친정일 돕는다는 생각이 같겠어요? 고모부 시중드는 일도 어렵고.......
그래서 며느리끼리는 더 잘 뭉치게 되나봐요.
우리 고모 착해도 형님하고 저하고만 얘기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어느 며느리건 시댁 가는 일은 스트레스일거라고 생각되요.
하지만 윗분 글에 쓰신 그런 며느님은 생각을 좀 하셔야 될 것 같아요. 우리도 늙으면 시부모 되잖아요?
인간의 도리는 해야되는 것 아닐까요?
내가 아무리 싫더라도 해야될 일이 있죠. 아이가 아닌담에야 어찌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있겠어요?
하지만, 명절 문화만큼은 이제 바뀌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여성들의 희생으로 행복한 척하는 명절이 아니라
정말 가족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즐기는 명절로 말예요.
우리 딸아이 시절엔 지금의 엄마처럼 살지 않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