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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BY 이발사 2001-01-20

이 새벽부터 자다 일어나 입이 간지러워 도저히 참지 못하고 몇자 적습니다.

며칠전에 남편이 회사여직원과 뭔 얘기를 하는지 심각하고도 다정히(?) 있는걸 우연히 보고 열받아 남편과 한바탕하고 며칠째 냉전중입니다.

어제는 부부동반 회사모임이 있어 함께 가게됐지요.(지금의 회사는 새로 옮긴지 6개월이 됐구요) 몇몇 잘 아는 회사분들과 그 부인들. 한참 얘기를 하던중 한 부인이 그러더군요. 00씨 부인은 참 좋겠어. 신랑이 듬직하고 요즘 젊은 사람답지 않어. 얘한테두 잘하지?. 요즘 정말 속없는 남자들두 얼마나 많은데. 00씨같은 사람 1명만 더 있으면 내 동생 중매하겠네. 이런 남편들만 있으면 얼마나 좋아. 등등등. 요약인즉 바람필 걱정은 죽었다깨어다도 없겠다 그거였지요(00씨같은 사람은 내가 잘 아는데... 해가면서). 옆에서 그 남편분 한마디 거드는 말. 요즘 00씨 고민있나. 점심도 통 안먹고 집에 무슨일 있어요. 잘해줘요. 요즘 그런 사람없어. 전 옆에서 네, 네, 그렇죠. 잘해요.

돌아오는 차안에서 난 생각했다. 그들이 그렇게도 남편에 대해서 잘 알까.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 연애4년동안 나만 바라보고 한결같았던 사람. 부모님께 처음 인사했을때 울 엄마, 아빠 성실하고 가정적일것 같다며 쾌히 결혼도 허락해지. 근데 그런 남편이 결혼 3개월만에 바람을 피리라곤 누가 알았겠어. 장장 7개월 동안. 7개월동안의 내속은 썩어들어가고 그때 처음으로 가슴이 미어진다는 느낌도 느껴보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이틀간의 혼수상태로 병원 앰블런스토 타보고. 그 후 내게 남는건 불신뿐이었고 3년이 다되어가는 지금 잊어지기는 커녕 더 또렷한 내 기억들은 왜일까. 줌마님들은 제맘 이해하시죠?



회식동안 내내 난 입이 간지러워 죽는줄 알았다. 내 남편의 비리에 대해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어서.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음식만 입에 쳐넣느라 밤새 소화불량으로 또한번 고생하고.

도저히 잠을 못이루고 다시 일어나 이곳의 줌마님들에게나마 고함니다.

<두손 활짝벌려 입주위에 대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