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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병이란다....


BY 비오는 아침 2001-01-20

비가 오네...
오늘 아침엔 내가 좀 아팠어...
많이...가슴이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어...
너 가슴 아픈게 어떤 건지 모르지?
그 아픔의 깊이를 알면 넌 날 존경할거야, 아마...
비가 오는데 어디 가서 소리라도 좀 질러봤으면 좋겠어...
바다에 가볼까?
그럼 이 답답함이 사그러질까?
노래방 가서 맘껏 노래나 부르고 올까?
그럼 나아질까?
아....산다는 게 왜 이리 힘든가 몰라...
모르고 살아도 될 일이었으면...왜 그리 알려고 기를 썼던가 싶어...
이렇게 후회할 것을...
바보같이 바보같은 우리 남편은 내가 지땜에 이런지도 모르고
희희낙낙 한동안 즐거웠겠지...지금도 즐겁겠지...내가 이렇게 아픈 이 시간에도...
너무 열받아서 그게 가슴으로 가서 홧병 되었나봐...
한번씩 이렇게 가슴이 찢어질듯 아프고 나면 이젠 이 끈을 놓아야지 자유로워져야지 하는데....그것도 안되는구나...
민들레 홀씨처럼 자유로이 세상의 강을 건널수 있었으면...그러면 내 맘이 이토록 아프지 않아도 될 것을...좀 떨어져서 날 보면 내가 좀 달라져보일까...아닐 거 같아...너무 아파서 가슴이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았어...이 비오는 아침에....
내가 엄마한테 내 친구에게 이러이러한 증세가 나타나는데 왜 그래 했더니 그게 바로 홧병이란다....
답답해서 가슴에 생긴 병이랜다...병원에 갔더니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해보란다...
겁이 나서 정신과엔 못가고 점을 보러 갔었지...
곧 돌아온다 그말을 해주면 나을 거 같아서...그래 그렇게 말해 주더라...그리고 기다렸지...아직이야...이렇게 아픈 가슴으로 난 하루하루를 사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아...
아이들만 없으면 바다에도 노래방에도 갈 수 있을텐데...이렇게 또 하루를 보내고 말겠구나...
넌 나처럼 살지마...행복해...결혼, 안하고 살 수 있으면 하지 말고 살아...비오는 아침에 너무 아픈 가슴을 가다듬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