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세,내번은 검사차 병원을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
병명이 다르니까 병원을 두 군데를 다닌다.
지난 12월 중순경에 고대병원에서 신장검사와 간 검사를 했다.
결과는 양호하다고 했다. 매번 검사 때마다 결과가 나오는 동안에는 불안하고 초조하다. 검사결과가 양호하다고 나오면 기분이 최상이다.
그런데 지난 화요일 부인과 병원을 내원하여 약을 타는 과정에서 선생님이 "검사할 때가 되지 않았나?"하고 물어오셨다. 그때 나는 요즘은 컨디션이 좋아서 검사를 안하겠다고 했다. 선생님은 아무 대답도 않고 약처방만 주셨다. 사실은 간 검사는 매해 부인과 병원에서 검사를 했기때문에 선생님이 물어올 때에 다른 병원에서 간 검사를 했노라고 차마 말씀을 드릴 수가 없었다. 약을 타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양심에 가책이 되어서 소화가 않될 정도로 마음이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했다는 것이 뭐 문제될 것은 없지만, 선생님을 속였다는 자신을, 나 자신이 용납이 안되었고. 병원을 내원할 때마다 세세하게 신경을 써서 배려해 주시는 부인과 선생님을 속였다는 그 점에,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자신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정말 부인과 선생님께 죄송하고 다음에 병원에 내원했을 때 어떻게 선생님을 뵐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선생님께 정식으로 사죄의 서신을 띄웠다. 서신을 띄우고나니 한결 마음이 가볍게 느껴지며 내심으로 좀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다.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