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은 밖에서는 남한테 무지 친절하고 싱거운 소리도 잘하나본데 집에서는 통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고 눈 조차 잘 마주치지 않는다.회사가선 애 감기들고 마누라 친정 갔던거까지 말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가끔 집에 놀러오는 회사 사람-우리 집이 회사와 가까운 관계로-에게 들을 때면 은근한 소외감 까지 느낀다.내겐 대체 밖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아무소리도 안하고 물어도 묵묵무답이면서 회사사람에겐 사소한 것까지 얘기하다니.
오늘 우리집에 온 사람이 그러더군.애키우시느라 힘드시나봐요,친정도 자주 가시고,남편은 밖에서 스트레스 받는데.
난 내가 친정가구 싶어 친정간 적이 없다.우리 친정도 이래저래 가도 맘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여서 나도 친정가는 일이 반갑지만은 않다.남편이 자꾸 친정가 있어라 그래서 하도 그래서 가는 것 뿐인데 날 아주 스트레스 받고 있는 남편 팽개치고 친정간 파렴치한 마누라로 만들어 버렸다.우리 남편이.
연애때부터 나와 둘이 있을 땐 말이 없는 사람이어서 그런가보다 하기도 했고,한편으론 내가 애 때문에 힘들어해서 나 힘들까봐 자신이 직장에서 힘들다는걸 얘기 안 했나보다 했다.
하지만 부부란게 뭔가 서로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줘야 하는것 아닐까.
서로의 힘든일 각자 감당하고 살자면 뭣하러 결혼을 하는가.
내가 힘들 때 남편이 힘이 되고 남편이 힘들 때 내가 힘이 되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우리는 그저 서로의 아픔만 안고 살 뿐이다.때론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