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다가오니 눈물만 목울대까지 차올라 억지로 억지로 삼킴니다.
작년 이맘때는, 남편이 줄레줄레 들고오는 자그마한 선물보따리를 열심히 풀어보며 이건 어떻네, 저건 어떻네 하고 웃던 그 소박한 행복도 올핸 누릴 수 없다고 생각하니 서러운 맘 잘 참았는데도, 불쑥
불행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직장을 그만둔지 석달, 이태껏은 남편 행여 어깨쳐질까봐 큰소리 팡팡 쳐가며 "걱정마, 이태껏 나 벌여먹였으니 이제 푹 쉬셔. 내가 그만큼 벌어먹일께 살림해" 이러면서 농담으로 일관했지요.
이태껏 생활이야 곶감꼬지에서 곶감빼어먹듯 살았는데, 그눔의 곶감꼬지가 너무 짧네요...
저의 제일 큰 걱정은 남편이 의기소침 할까봐 그것이 제일 걱정이었어요. 그저 웃고 까불고, 주변에선 내가 남편 직장그만 둔것이 즐거운가? 하고 오해할 정도로 밝게 모습보였지만, 세상에 어느 미친여자가 그것이 즐거운 일이겠어요. 풀죽을 끓여먹어도, 난 남편이 예전의 모습을 잃는것이 제일 싫거든요.
저녁이면 열심히 울려대던 술약속 핸드폰도 점점 울리는 횟수가 뜸해가고, 이렇게 명절이 다가오니 그런것들이 조금은 야속하게 세상을 향한 원망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열심히 마음수양 중 입니다.
뉴스에서 보면 처음은 우리와 같은 가정들..
맘이 많이 아파요. 그러나 내가 흔들리면 내 가정이 흔들리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내 자신에게 항상 다짐하지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식탁위의 반찬이 점점 줄어들고, 예전같음 세탁소 갈일이 지금은 내 손으로 전부 해결이 되고, 품위유지 해야할 자리도 눈 질끈 감을줄 알고, 이런 명절날 시댁에 떳떳이 행세하지 못해도,
그런것들은 다 아무렇지도 않고 참을 수 있어요.
우리 남편만 풀 죽지 않고 지하도로 가출만 안하면요..
행복하신 주부여러분은 가졌을때 그 가짐을 느낄줄아는 분들이 되셨으면 해요. 왜냐면 저도 가졌을땐 그것을 몰랐거든요. 세상은 행복이라는게 그리 많은조건을 필요로 하지 않은다는것두요.행복한 구정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