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셔요? 오랜만에 찾은 아줌마에는 속상하신 분들이 왜 이리도 많으신건지... 더불어 같이 속상하네요. 그리고 모두들 힘내셨음 해요.
얼마전이었죠. 저희 시댁은 양력설을 지내거든요,, 아버님이 외아들이시고 돌아가신 할아버님도 독자이신지라 명절이라 해도 그리 붐비거나 그러진 않는답니다. 전 결혼 3년차의 주부인데 그간 크게 시어른이나 시할머님으로 인해 속상했던 적은 별로 없었답니다. 그런데 이번 설에 시할머니 때문에 좀 속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있으면 동서를 보는데(현재는 외며느리) 그날 동서감이 새해인사를 왔더군요. 일찍부터.. 아침이 늦어지고 그러다 보니 성묘가 늦어져서 아버님은 무척 서두르셨죠. 아침상 대충 놔두고 성묘부터 다녀오자고 저보고도 서둘러 준빌 하라 그러시더군요. 그런데 잠시 후 아버님이 저는 그냥 집에서 쉬면서 동서감이랑 천천히 뒷정리나 하라 그러시는 거예요. 왠일인가 싶었죠. 평소에 그런걸 꽤 따지시는 편인데 말이죠.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건 할머니 한테서 나온 생각이셨던 거예요.(모두들 성묠 떠났을 때 그 일이 누구 차지겠어요. 그냥 두라 셨지만 동서나 할머니나 여자둘이 집에 있으면서 아침상에 차례준비에 엉망인 거실과 주방을 그냥 둘 수는 없는 일 아니겠어요.
동서감은 그러데요. 같이 치우겠다고...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주방엔 모습을 보이질 않는거예요. 설거지가 대충 끝나갈때쯤 잠시 거실쪽에 나오는 듯 싶더니 다시 감감....그런데 세상에... 할머니 손에 끌려 할머니 방에서 무슨 얘긴가를 나누고 있더군요. 뭐랄까요. 뒷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이랄까,, 새사람이 들어오니 귀엽고 이쁜건 알겠지만 참 많이 서운하고 그렇더군요. 참고로 할머닌 평소 절 끔찍히란 말이 어울릴 만큼 이뻐해 주셨고 저 또한 주1~2회 시댁에 들르면 간식도 챙겨갇고 한시간 정도는 꼬박 꼬박 말벗도 해 드리고 그랬었는데... 평소 동서감이 집에 놀러와도 전 아직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일하는 것도 극구 말렸었거든요. 그러면 할머닌 담에 걔한테도 설거지도 시키고 그러라고 그러시던구만....
결국 그날 설거지며 주방정리, 거실정리는 몸이 무거운 제 차지였답니다. 오후내내 얼마나 서럽고 슬프던지.. 뭘 모르시는 시어른들과 시댁 식구들은 동서감이랑 싸악 치웠네 하시며 하나가 더 들어 오니 한결 나을 거라며 속 모르는 얘기들만 하고.... 휴우~~~
그날 이후 속 좁은 저는 시댁에 가도 할머니에게 전처럼 하지 않고 있답니다. 인사드리고 잠깐 안부만 묻고 바로 방을 나와 버린답니다. 할머니가 자꾸 싫어지고 그러네요. 너무나 장황한 글을 읽어주신 분들 고맙고요, 좋은 말씀 부탁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