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입니다.
남편이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은행일을 보고 회사로 들어가다가
일어난 일입니다.
앞에 여러대의 차가 늘어서 있고
옆차선을 보니 차가 한 대도 없었어요.
그래서 서서히 차선변경을 했더니
노란색 불이 켜졌어요.
그래서 멈추고 싸이드를 올렸죠.
남편은 정지신호가 길면 싸이드를 올리는 습관이 있거든요.
근데 갑자기 버스가 와서 5m 정도 앞으로 튕겨 나갔고
트렁크가 망가지고 목이며 허리를 다쳤어요.
당연히 안전거리 미확보라고 생각했죠.
신호도 노란불이면 멈춤이고
버스운전사도 자신이 잘못했다고 백배 사죄하고
알아서 다 해드린다고 잘못을 인정하더라구요.
그런데 버스회사에서 사고 처리하러 나오고
버스회사소개로 작은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 사진 찍고
진단서 끊었더니
버스와 사고는 경찰서에 가서 진술서를 써야된다고 해서
관할지역 경찰서에 가서 진술서를 썼어요.
경찰앞에 가니 경찰은 버스운전수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남편에게 범인에게 말하듯진술하라고 했어요.
순진한 남편 아픔을 참아가며 있는 그대로 얘기했죠.
근데 차선변경을 몇미터 전에 했냐?
왜 차선변경을 했냐?
막 따지는 거예요.
아니 차선변경을 왜 하냐니...
그러더니 남편의 잘못이 크다는 거예요.
차선변경시 옆차선은 아무것도 없었고
차선변경후 싸이드를 올리고 한참 있었는데
이미 가해자를 남편으로 정해놓고 말하는 거죠.
그러더니 갑자기 친정아빠를 밖으로 부르는 거예요
대충 분위기가 감이 잡히더라구요.
아직도 이런 일이 있다니...
회사에서는 왜 안들어 오냐고 전화가 오지
남편은 시간이 없어 안절부절하지
(입사한지 얼마 안되서)
그러니까 더 경찰이 여유를 부리더군요.
그러더니 현장검증을 하자고...
결국 바쁜 남편은 병원비까지 지불하고 회사로 갔죠.
아무일 없던 걸로 하자고...
다음 날 회사에 양해를 구해
다시 경찰서에 갔는데
이번에 얌전하고 자기잘못을 인정했던 버스운전수가
자기도 아프다고 배짱을 부리더군요.
경찰도 마찮가지고...
보험회사사람도 귀찮아하기만 했어요
물론 현장검증을 못한 남편의 잘못도 있어요.
확실하게 해서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졌으면
시원할텐데...
하지만
했어도 별수 없었을 거예요.
가해자가 정해져 있었으니까.
정말 한국이 싫어지더군요.
뭔가 구린듯한 분위기의 한국이 싫어졌어요.
아직까지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이 싫어졌구요.
물론 다 그런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조심하세요.
버스가 뒤에 와서 박아도
버스가 크게 잘못하지 않은 이상
선량한 시민은 피해를 보게 될 수도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