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
아들 하나 둔 행복한 주부.
그러나 요즘 친정집에 어둠이 내렸다.
더불어 나의 마음도 한없이 어둡다.
빈손에 고생고생을 한 결과
지금은 어느정도 안정 찾으신 친정부모님.
어머니에게는 전혀 자상하지 않은 모습의 아버지가
다른 여자와 연애 한것.
충격.
올해 환갑을 맞이할 분이...
젊을때 바람을 피워도 집안으로 돌아와야 할 연세에...
여자가~ 여자는~
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고리타분한 아버지가...
TV를 봐도 남자가 여자에게 잘해주는건 보이지 않고
여자가 남자 떠받드는 것만 눈에 보이는 아버지가...
당신 자신 건강엔 엄청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도
집에서 아이 셋낳은 어머니 건강엔 평생
별 관심없는 모진 아버지.
아이 셋 모두 아버지 손수 탯줄을 잘랐음에도
아이낳고 몸조리 전혀 못하고 젖 몸살로 힘들어해도
"골고루 다한다" 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셨던 간 큰 아버지.
어머니 고생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못난 아버지.
크고 작은, 이루 다 말할 수 없게 어머니를 슬프게 했던 아버지.
다만 바람피우지 않고 놀음하지 않는 아버지 이기에
그 점만을 높이 샀건만
그런 아버지가 바람이 나셨다.
친구분들과 산에 다니시다가 만난 여자.
전철에서 떠드는 사람 보기싫다고 딸 교회 다니는것
조차 못마땅하게 생각 했던 아버지.
천주교 신자인 그여자.
그런 여자이기에 잠자리 같은건 하지 않았다는...
아주 떳떳한 아버지.
밥먹고 차마시고 노래방 다녔으나
잠자리 하지 않았으니 결코 바람이 아니라고.
아 답답한 자신에게만 관대한 고지식한 아버지.
병 밖에 남지 않은 어머니를 생각하면...
어머니가 만약 밖에서 그러고 다녔다면 집안이 뒤집어 졌을것을...
여자가~ 여자는~ 이라고 입에 달고 다니는 아버지가
그여자 . 그아줌마에게는 또 아주~ 관대하고 부드러웠을 것을.
분노가 치민다.
요즘.
엄마의 삶이 너무 가엾다.
만나지 않겠다고는 하지만 글쎄.
잠도 못 주무시고 온몸에 마비가 가끔 오는 엄마를 보고
아주 잘 주무시고 잊으라면 잊으면 된다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남기고 여전히 산에 다니는 아버지.
몸 망가지게 아끼고 아끼며 살아온 잔소리 많은 어머니.
그 여자에겐 돈 펑펑쓰고 다정하게 구니
어떤 여자가 살갑게 굴지 않겠는가.
며칠 전 이런저런 말을 열심히 해 드렸지만
그때 뿐 엄마에겐 너무 쪼잔하고 밉게 구는 아버지가 정말 싫다.
한번 이라는, 처음이라는 조건으로 나도 엄마도 형제도
가능한 자제 하고 있지만
혹시 또 이런일이 반복될 시엔 아버지 용서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