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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엄마의 친정 대소사에 가기싫어요.


BY 초보 2001-02-19

여기다 가끔 하소연을 하고있는 주부입니다.

저를 기억하실지....
시부모님때문에 속상해하던 초보입니다.
설날 새배때도 돈없다고 어떻게 사냐고 울고불고하시던 분들이
어제 전화가 왔습니다.
거실에 놓는 에어컨을 사셨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상표를요....

그러시면서 저한테 요즘은 나오지도않는 커버를 구해달랍니다.
옛날에는 나왔지만 그건 사이즈가 안맞고 4만원을 달랜답니다.
그러시면서 저한테 구해달라는데....전 에어컨 샀다는 소리만 듣고도
열받았지만(열받는 이유는 이전 사연을 보면 이해하심) 제가 요즘은 그 사이즈로는 안나온다니까....하시는 말씀이'전문가가 전문가 답지않다'랍니다.

제가 우리 회사에서나오는 모든 제품의 커버까지 알아야 전문가입니까?참

저번 시부모 이사때 저희가 소파사드리고 저희 이사땐 잘살라고 수퍼가서
세제사주신다더니 결국 계산대에서 제가 산 변기뚜껑(육천원짜리)이랑 먼지떨이(천원 조금 넘음)는 따로 저희보고 계산하라시고는 자신이 고른 퐁퐁이랑 티슈값만 계산한 분들...
결국 소파는 친정에서 사주시고....미안하단 소리하나 없더군요.
대출받기 까다로와 친정에서 무이자로 돈까지 빌려주셨는데....
구정때 시댁가서 빛은 맣고 살길은 막막하다는둥...하는 눈물의 하소연만 듣고왔던 저입니다.기억하실런지....

그 이전에 결혼때부터 엽기적인 사연은 지금 말씀드린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입니다.
결혼할때 결혼비용이며 음식값까지...700만원 딱 쓰시고 부주돈 다 챙기시고 그때도 '이 나이에 전세사네...'눈물로 하소연해서 친정에서 도움받아 집구하고...예단이다 뭐다 또 안해준다고 난리쳐서 다 해줬더니 울 친정부모 양말한짝없고 자기네 형제는 백화점가서 옷맞춰입더군요.
그러곤 작년말 저희 결혼한지 1년반 쬐금넘어 시부모네 아파트사서 이사하셨습니다.아이구 말하니 또 손가락만 아픕니다.


문제는 그렇게 맘이 안가는 시부모가 어제 통화로 또 다른 말씀이 있었죠.
시어머니...저한텐 당연히 자기네를 벌써부터 책임지길 바라지만(아버님 59세.어머님 53세)정작 자기는 아버님의 친가 그러니까 시어머니의 시댁엔 상종안하고산지 몇십년쨉니다.
결혼하고 딱한번 저(제 자랑이 아니라 좋은 회사다니는 부잣집 딸이 며느리로왔다고...) 자랑하러 시골한번갔다오곤 한번도 아버님쪽은 상종안하면서 어머님 친정은 정말 챙깁디다.
신랑의 큰이모네 식구랑 다큰 조카들도 저희 집들이에 왔더군요.
직장다니랴 집들이하랴 혼자 죽는줄 알았습니다.

근데 어제 전화로는 3월 몇일은 시어머니의 어머니....그러니까 신랑의 외할머니의 칠순(부페에서 저녁식사)이고 그 며칠후는 시어머니 막내동생(결혼때 한번 봄)의 쌍둥이 아기들 돌잔치랍니다.
문제는 이것이 아니라 저희 친정엄마(지금 암투병중)의 생신이 신랑 외할머니의 칠순과 겹치는데 엄마가 친정동생들(서울에서 자취,직장생활)과 저를 보러 그때 겸사겸사 올라오신다했고 맨날 엄마 생신때는 밥한번 안차려드린게(저희집은 아들이 없고 딸만있슴-언니가 맨날 차림) 걸렸는데 마침 요번엔 올라오신다해서 제가 멋지게 차려드릴 맘이었습니다.
결혼하고 시어머님,아버님 생신때는 항상 전이니 뭐니 상다리가 휘어지게 최선을 다하면서 너무 죄송했습니다.(싫다 싫다 하면서도 그땐 언니까지 부려먹으면서 잘해갔습니다.)
결혼전엔 철없어 몰라서 안했고 결혼하고나니 알아도 안되는게... 너무 맘에 걸리더군요.

근데 오는날이 장날이라더니....그날이 딱 겹칠건 뭡니까?

여기서 생기는 하나의 의문은 제가 신랑 이모의 아기 돌찬치에 가야합니까?
모르긴 몰라도 제 아기 돌잔치땐 당근 오지도 않을 사람들인데요....
그리고 울 신랑이 만약 울 외삼촌네 대소사에까지 다 가야한다면 아마 울 어머니 난리일걸요???

엄마는 외할머니 칠순엔 꼭 가라고 그럽니다.
자기는 괜찮다고....하지만 얼굴도 잘모르는 정정한 시어머니의 엄마보단
사실 몇년을 더 사실지모르는 엄마생신이 저한텐 더 중요합니다.

에어컨때문에도 더 짜증이 납니다.
항상 자기들밖에 모르는 시부모를위해 거짓충성을 해야합니까?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세요.
또 만약 가야한다면 선물,돈 뭐 이런걸 해야합니까?이모나 외할머니께...각각....

전 솔직히 자기들밖에 모르는 시엄니 시아부지를 위해 제 부모님이나 식구들을 몰라라하기 싫습니다.
신랑은 자기의사에 맡기겠지만 적어도 이런일엔 저는 제맘대로 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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