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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생 때문에 울화통이 터지겠다


BY 형수 2001-02-19

정말 시동생이 보기 싫다.
27살이나 먹은것이 왜 그 모양인지.
정말 짜증난다.

결혼한지 1년이 되어서야
난 남편에게 남동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등학교를 다니던 중 홀연히 가출해 버렸다고 한다.
그러다가 얼굴 잊을만 하면 한번씩 집에 들어온 모양이다.
결혼해서 처음으로 시동생이 있었다는 것도 놀라운데,
시동생이 교도소에도 한번 갔다 왔다는 사실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시댁 식구들은 내가 그 사실을 안다는 것을 아직도 모른다
내 나름대로 배려하고 싶은 마음에 남편에게도 모른척 했다.)

그리고 결혼한지 1년 반만에 드디어 시동생 얼굴을 보게 되었다.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시동생은 어린 학생 같았고,
내게도 퍽 다정다감하게 굴었다.
그런 시동생 마음을 잡고 싶어 용돈도 넉넉히 주고 옷도 사주며
친누나처럼(제가 1살 어림) 대해 주었다.

그러나 시동생은 가족의 소망을 무참히 깨버리고
또 다시 가출해 버렸다. (일주일만에)
그것으로 끝났다면 난 시동생을 안쓰러워 하고
늘 기다리는 마음으로 기도했을 것이다.

어느날,
통보장이 날아왔다.
시동생이 구입한 책값 60만원에 이자까지 붙여서(책값을 계속 내지 않아)94만원을 납부하라는,
기한에 납부하지 않으면 법적인 소송을 걸겠다는 것이었다.
난 그때도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로했다.
다른것도 아니고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는 책을 구입한 것이
얼마나 대견하냐며......
그걸로 끝났어도 난 시동생을 진정 걱정하며 기다렸을 것이다.

어느날,
핸드폰사에서 전화가 왔다.
내 명의로 핸드폰이 세개나 등록되어 있는데 어떻게 된거냐고.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반문을 했다.
나야말로 핸드폰을 구입한적이 없는데 어떻게 된거냐고.
누군가가 내 주민등록 등본을 가지고 다니며 핸드폰을 구입한 모양이라고 했다.
그때도 난 시동생을 욕하며 화를 내는 남편을 다독였다.
시동생도 잘못이 있지만 실적을 올리기 위해 등본만으로도
핸드폰을 쉽게 건네준 핸드폰사 직원의 실수가 더 크지 않느냐면서.
그것만으로 끝났다면 그래도 난 시동생을 이렇게 까지 미워하지는 않을텐데......

오늘,
전화가 왔다.
삼성 캠코더사에서 109만원에 비디오 카메라를 구입한 적이 있냐고 했다.
캠코더는 커녕 우리 집에는 그 싸디싼 카메라도 없다.
내용을 알아본즉 또 누군가가 주민등록 등본을 가지고서
내 남편이름으로 캠코더를 구입했다는 것이다.
정말 이 순간 만큼은 미쳐버리고 싶었다.
돈 6만원 가지고 죽네,사네하며 남편과 다투었던
어제의 일이 너무 서글퍼 졌다.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
그리고 화가 치민다.
철없이 물건을 구입하는 시동생도 너무 보기 싫고,
단지 주민등록 등본만으로도 쉽게 물건을 내주는
회사들도 너무 웃기고 화가 난다.
아니 이렇게도 물건을 구입할 수 있습니까?
시동생은 지금 주민등록증도 없고(제가 알기로는 말소했다고 들었는데,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우리 식구 주민등록등본에도(어머님, 남편, 나, 아이)
실려 있지 않아요.
그러니까 엄연히 따져 서류상으로만 본다면
시동생은 저의 가족에서 제외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도 확인 전화도 하지 않고,
위임장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덜컥
등본만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물건을 주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아니, 최소한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등본 만으로
물건을 구입 할 경우에는
구입할 사람의 이름으로 된 주민등록 사본정도는
증거물로 복사해야 하지 않나요?

정말 시동생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고
실적 높이기에만 급급해 바보 같이 일 처리하는
핸드폰사와(016) 캠코더사(삼성)에도 울화통이 터질 것 같다.
이럴 경우에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