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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결정 내려 주세요.


BY 영 2001-02-20

큰 고민은 아니지만, 늘 이곳에서 고민을 풀어놓고
위안을 얻었던 습관 때문에 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 오후, 시댁에 가게 됩니다.
토요일에 어머님 형제 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거리는 세시간 남짓 걸리는 곳입니다.
솔직히 시댁 갔다 오면 며칠은 피곤합니다.
한번씩 시댁에 내려가면 3-5일은 머물렀다 오는데
어머님이 키우고 있는 조카가 너무 별난데다(시누이 아이)
사람을 무지 피곤하게 합니다.
더구나 6살이나 된것이 툭하면 15개월 되어가는
울 아이를 발로 차고 목을 조르고
머리를 질질 끌고 다니며 때리기 일쑤이니
속으로 천불이 끓어 오를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솔직히 누가 시댁에 자주 가고 싶겠어요?(그래도 한달에 1-2번은 갑니다)
그런데 어머님이 전화로 말씀 하시길 화요일에 올라 갔다가(저희집)
다시 토요일에(시댁) 내려 오라고 하십니다.
이유는 서울 형님(시누이)이 조카를 보러 내려 오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랬지요.
"3월 2일(토요일) 에는 남편 직장이 무척 바쁜데다 며칠 되지 않아 또먼 거리를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그러니 저희가 이번 금요일에 시댁에 가는데 그때 주말을 이용해서 형님이 내려 오시면 안될까요? "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형님이 그때는 친척들이(형제 계) 우글거리기 때문에
피곤하다고 내려 오지 않겠다고 했답니다.
순간 속으로 무척 기분 나빴습니다.
자기들(시누이) 편의대로 날짜를 정하면서
바쁘고 살기 빠듯한 우리에게는 마음대로 오라가라 한다는 것이
좀 그렇더라고요.
어쨌든 어머님께는 "아이 아빠가 퇴근하면 그때 전화 드려라고 할께요. 아이 아빠가 결정하겠지요."라고 말씀 드린 후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난 후 많은 생각들이 오갔습니다.
괜히 내가 내 생각만 해서(오가는 경비, 피곤함) 좋은 남매 사이 나쁘게 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머님이 단호히 오라고 말씀 하셨는데 괜히 말씀 거슬려 눈밖에 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생기고.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 어머님은 형님만 내려 오시면 그 어떤 상황도 필요 없이 무조건
우리 보고 시댁에 내려 오라고 하시는 걸까? 하는.
아무튼 제 마음의 갈피를 못 잡겠습니다.
결혼 2년 동안 전 그 어떤 힘든 상황이라도 어머님이 말씀 하시면
무조건 들어 드렸습니다.
그런데 요즘에 들어와서는(잔머리를 굴리게 되었습니다)
좀 안되겠다 싶은 것은 냉정하게 거절하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괜히 제 혼자만의 철없는 생각으로 일을 그르칠것 같아서요.
그래서 여러 선배님들께 여쭤어 보고 싶습니다.
여러가지 상황이 힘들더라도 형님을 뵈러 가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