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시린 겨울 골목 어귀에서 아침을 떠날 때 따사로운 봄의 눈빛으로 배웅하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좋겠습니다 한 겨울밤 밤손님처럼 찾아온 감기 몸살에 몸서리 칠 때 이마에 애끊는 정을 얹고 기도하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좋겠습니다 한 봉지 군밤을 사들고 들어서면 두손을 까맣게 물들이며 열심히 먹어주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좋겠습니다 때론 생활에 지쳐 두 어깨가 처질 때 나를 따뜻하게 안아줄수 있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좋겠습니다 때때로 혼자만의 외로움에 사무쳐 주위를 둘러볼 때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햇살이 쏟아지는 거리를 걸을 때 현기증처럼 느껴지는 그리움이 있다면 그 사람이 당신이라면 좋겠습니다 서로에게 아름다운 배경이 될 수 있다면 당신이 나라면 좋겠습니다 내가 당신이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