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일같이 남의 글만 읽고 가끔 제 의견도 올려보기도 했는데
오늘은 저의 고민도 한번 올려볼까 합니다.
저는 8남매(4남4녀 의 7번째 아들,아들로는 막내)의 막내며느리입니다. 아버님은 어머님이 돌아가신후 큰형님이 모시겠다고 하니까
불편하다시면 거절하시고 그당신 20대 초반의 저희 남편을 데리
고 사셨습니다. 물론 식사,빨래도 시아버님이 하셨지요.
문제는 남편과 제가 결혼하게되자 아버님은 당연히 큰댁이나,둘째형ㅇ님댁에 가신다고 하시더니 결국 혼자서 빈 아파트에서 사시더군요
그 당시 저희 가까운 곳에서 신혼집을 차렸는데 마침 아버님 아파트가 재개발되시면서 결국 어디로든 가야하는데 안가고 계시는게예요.
저는 막내며느리인지라 예의상 저희 집에 오시고 싶으면 오시라고 했더니,기다렸다는 듯이 오시더군요. 신혼 6개월에 모시려니까 신혼분위기 사실 팍 깨지더군요. 그래도 아파트만 완공되면 그것을 처분하고 가신다고 하시기에 3-4년 모시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처음부터 큰 며느리였다면 당연히 모셔야 한다는 의무감같은 것이 이 있었을 터인데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모시려니 사실 무척 부담스럽더군요 .게다가 임신,입덧,출산등 줄줄이 나로서는 처음겪는 일들이 계속 오니까 더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아버님은 제가 부담될까봐 본인의 솟옷도 아침 일찍 일어나 빠시고 방청소도 본인이 직접하시더군요. 제가 해준다고 해도 노인은 움직혀야 한다며 계속하시기에 그냥 있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너무나 예뻐하시더군요
그때 느낀게 노인과 같이 살면 아이들은 좋겠다거죠.
그런데 문제는 저한테 있었어요. 같이 한집에 산다는게 너무나 부담스러웠습니다. 준비없이 아버님을 모셨고, 특히나 음식만들고,먹는것을 사실 저는 좋아하지 않는데 그 준비가 그렇게나 부담스럽더군요.
아버님의 생활습관(오후 3시 저녁식사,밤 10시 기상)도 맞추기 어려웠구요. 그래서 아버님 아파트가 거의 완공될 무렴 저희가 딴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그때 아기아빠는 당연히 모시고 가려했고, 저는
어차피 얼마후에 큰댁에 가시게 될 것이니 지금 가시는게 어떻겠냐고 솔직히 말씀드렸더니 한달후에 큰댁에서 모셔가셨습니다.아버님은 큰댁에 가신후에 손자,손주가 보고싶어서 전철,버스,택시을 번갈아 타시면서 2시간걸려 저희집에 오시곤 했어요 한달에 한번씩
저는 그러한 일들은 보면서 아버님에 대한 감정들이 정리되더군요
아버님에 대한 불편했던 감정이 사라지고 좋은 감정들이 생겼구요
가기싫어하신 아버님을 그렇게 가게 하신게 죄송스러워 졌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났습니다. 문제는 큰댁에는 맞벌이 하시고, 아이들도
다 커서 대학생이니 아버님은 큰 집에서 하루종일 혼자계시고,형님은
결혼 20년이 다되서 홀 시아버지 모시려니 무척 불편하셨던가 봐요
왜 존재자체가 불편하다는 것 아시죠. 물론 아버님은 그곳에서도 본인빨래,방청소 혼자 다하시고, 형님은 고작 아침 한끼 차려주고 출근하면 저녁 7-8시에 오시니 당연히 아버님은 점심,저녁도 혼자 아무거나 꺼내 두시고 주무시니 사실 얼굴을 맞댄시간은 아침 1-2시간이겠지요
그런데도 불편한가봐요. 얼마전에 제게 전화해서 아버님이 부쩍 짜증을 내신다나요 (특별한 이유없이 짜증내실분도 아님)아무리 생각해도 그곳은 애들도 없고,형님도 어려워하니, 동서네는 아이들도 어리고,저를 더 좋아하시니 전화해서 다시 오고싶은마음이 있냐고 물어봐서 오고싶다고하시면 다시 몇년 모시라나요.어이가 없더군요 모시고 싶지 않으면 솔직히 말하시지 위하는척 돌려말하는게 더 얄미운것 같아요
친정엄마에게,그리고 다른 아줌마들에게 이야기 하니까 다들 하는 이야기가 노인은 어찌되었건 큰아들집에 꾹 눌러 있어야지 불편하다고 이집 저집 옮겨 다니면 결국 형제간 불화밖에 생길것이 없으니 제가 나서서 모실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더군요. 최악의 상황 즉 도저히 아버님이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나오시면 모시라나요.
그런데 저는 사회적인 의견이 그렇다는걸 인정은 하면서도 아버님에 대한 미안함 감정도 있구요, 아이들을 생각해서 모셔볼까도 하는데 이번에 모시면 돌아가실때까지 모셔야 하고,잘 모실수 있을지 그것도 의문이고요 또한 노환으로 눕게 되었때 병수발은 잘 할 수 있을지
그때가서 못 모시겠다고 하면 병드니까 쫓아낸다고 하지 않겠어요]
형님도 같은 여자로서 이해도 되거든요. 큰며느리가 무슨 죄겠어요
불편한건 불편한 것이겠지요. 이런 문제로 고민해 보신분
있음 어떻게 하셨는지요. 많은 참고가 될 듯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