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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각방은 제발~ 그만


BY 나홀로 2001-02-22

전 이제 한참 이쁜짓하는 6개월 딸아이를 둔 초짜 엄마랍니다.
친정에서 1달간 몸풀고 드디어 우리집에 도착한 날(10월달어였음)부터 얘기데리고 침대에서 자라는 우리신랑 말에 박박 우겨가며 거실에서 함께 잤습니다.
신생아때 얼마나 얘가 많이도 깹니까
하지만 그나마 다행히 울얘가 좀 순한편이라 우유만 주면 조용했기 때문에 울 신랑 깬것도 모르고 잘때가 많더군요
계속 우겨가며 한방에서 같이 자며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날 겨울이 찾아와 거실에서 자기에는 너무도 추웠답니다.(중앙난방이였음)
울 딸 혹여 감기걸릴까봐 저도 많이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울신랑과 저는 그때부터 각방 쓰기 시작했습니다

전 아무리 싸워서 보기싫을 만큼 밉고 함께 자기 싫지만 멀리 떨어져서라도 꼭 한방에서 자는 것이 제 철칙이었습니다.
근데 그 철칙을 깰수 밖에 없더군요.얘걱정땜시.....
어쩌다 제가 새벽에 깰라치면 거실에 있는 신랑옆으로 파고든 적도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얘가 가만히 누워서만 잘때 얘기더군요
이제 얘가 뒤집고 잠버릇이 고약하여 빙빙 돌면서 자니 걱정이 돼서 얘옆을 못 비우겠더라구요

그러다 어느덧 날씨가 조금 풀려 제가 울 얘 이불을 전부 옮겨 거실에서 같이 자기를 선언했습니다
근데 이 남자가 혼자 자는게 길들어져서인지 혼자 자는게 편하다고 저보고 들어가서 자라 하더군요
또 박박 우겨가며 울 얘 제일 안쪽, 그담 나, 그담 울신랑 이런식으로 자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자기를 며칠 후, 울 신랑과 전 모임 다녀와 집에서 맥주 한잔씩 하며 이런저런 얘기하다 술상을 치우고 잠자리를 마련하려는데 이 남자가 술한잔 들어가니 자기 불만을 얘기하는 거예요
참고로 우리가 깔고 자는 것이 집에 쇼파대용으로 놓는 큐션있죠(긴거) 그게 낮에는 쿠션이 됐다가 밤에는 이불이 되는데 암튼 거기서 자면 허리가 많이 아프다며 불만을 늘어놓더라구요
이제껏 말이 없다가 말이죠 술 한잔 마시니 이 남자가 이때구나 했을까요?
허리부터 시작에서 TV도 못보네, 옆에 있으니 신경쓰이네 기타등등 참 속이 상하더라구요
그래서 한참 실랭이하다 답이 안나올것 같아서 얘 데리고 침대로 가서 잘려고 하니 얘를 데려가 버리더라구요
속상해서 혼자 울다가 그냥 자 버렸습니다
그러다 이 남자 슬그머니 새벽에 얘데리고 침대로 오더라구요
그냥 그려러니 하고 잤어요
그러다 새벽에 애가 밥달라고 울어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얘기데리고 거실로 나와 우유먹이고 거기서 잤는데 울 신랑 아침에 일어나서 혼자인걸 보고 내가 삐쳐서 얘데리고 나갔다고 생각하나봐요(전 결코 그런 뜻이 아니였는데)

아무튼 그런 뒤로 저녁에 늦게까지 TV보다 거의 제가 먼저 잠을 자는데 이 남자가 혼자 보다 슬그머니 끄고 침대에 들어가서 자네요
그런데 지금 며칠 되가고 있습니다
근데 각방을 쓰고 보니 이건 부부생활이 전혀 없어지더라구요
그래도 같이 누워있으면 잠들기전까지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팔베게도 하고 손도 잡는 그런 스킨쉽도 있는데 각방을 쓰니 이게 정말 부부인가 싶고 정말 안좋더라구요
그래도 예전에 새벽에 제가 신랑옆으로 가기도 했는데 요즘엔 그냥 저도 피곤하더라구요
대화도 전혀 없는 그런 가정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제가 아양 좀 떨어야 하나요?
그렇게 하기도 참으로 치사해서 솔직히 하기도 싫습니다
여러 선배님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