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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픈 사택생활.


BY 근심 2001-02-24

결혼한지 1년만에 사택에 들어와서 여기서 지낸지 만 2년이 넘었다.

남편 부서에 8명의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의 부인들이 한달에 한번씩 정규적인 모임을 갖는다. 그리고 원하는 사람들끼리 자주 비정규적인 모임을 갖는다.
그런데, 그 모임이라는 것이 부장님 사모님께 잘보이기...나이많은 사람들 모시기..모임인거 같다.

나는 그 모임에서 나이가 제일 어리다
부장님만 빼고 나머지 7명은 직급이 모두 같다.
내가 제일 어린 것은 남편과 나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결국 같은 직급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집단에서 말이 무진장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항상 나이가 제일 어리다는 이유로 명령에 복종하라는 압력을 항상 받고 있다.

그중엔 물론 사모님께 무지무지 잘하는 사람이 있다.
난 그녀를 욕하고 싶지 않다.
잘하고 싶으니까 잘하려니...그저 그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녀는 자기만 잘하면 그만인 것이 아니고, 자기만큼 안하는 사람들을 은근히 사모님께 욕하면서 '그 사람은 이런 것도 사모님께 안하느냐?"며 사모님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장래를 위해, 그리고 아직 아이가 없는 관계로 어떤 공부를 시작했다.
그런데, 겅부를 시작한 이래로 단 하루도 맘편하게 살지를 못하고 있다.
아니, 사택에 들어온 이후로 쓸데없는데 신경쓰느라고 애매한 정력만 낭비하고 있는 것 같다.
나 학교 다니는걸 그렇게들 못마땅해 한다.
학비를 대 주느냐? 절대 아니다.
내가 잘난척을 하느냐? 절대 아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수업이 있는날 모임날짜를 잡지 말아달라고 한 것 뿐이다.
그들은 아무날이나 잡아도 상관 없으니까....


그러나 이상하게도 내가 수업이 있는 날만 모임날짜를 잡는다.
그럼녀서는 나보고 그까짓 수업 하루 빠지라고 한다.
나보고 학교 그만다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도대체 나는 이해가 안간다.

날짜를 좀 바꾸자고 해도 욕하고, 굳이 나 수업있는날 해야겠다고 해서 그럼 그렇게 하라고 하고, 안나가면 또 난리가 난다.
내가 버르장머리가 없다는 것이다.
학교 끝나고 부지런히 좀 늦게라도 얼굴을 내민다.
그래도 또 욕을 한다.
군기가 빠져서 군기를 좀 잡아야 겠단다.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은 내가 학교를 그만 두는 것이다.

만난ㄹ때마다 학교 다니냐고 묻는다.
만날 때마다 그만 두라고 그런다.

차라리 내가 듣는데서 버르장머리가 없다는둥 군기를 잡아야 겠다는둥, 이 모임도 남편의 업무의 연장이니, 내가 말을 안들으면 남편의 회사생활이 고달파 질거라는 둥, 이런 소리를 했으면 조리있게 차근차근 이야기를 할텐데.....꼭 뒤에서 이야기가 나오니까, 나한테 말전한 사람 입장 난처할 까봐 모르는체 하고 있어야 한다.


그들이 그렇다고 자기들끼리는 친하냐..것도 아니다.
내 욕은 내 욕대로 하면서도 자기들끼리 또 없는데서 욕하고 흉보고 트집 잡는다.
입도 뻥긋 못한다.
아니 입을 뻥긋하지 않으면 그것가지고도 또 말을 한다.
이래도 욕을 하고 저래도 욕을 한다.

그래서 신경쓰지 않고 살려고 하는데, 꼬고 말을 전해주는 사람이 있다.


여자들이 모임은 남편 업무의 연장이기 때문에 내가 그들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거나, 모임에 안나가거나, 계속 학교를 다니거나 한다면 남편의 회사생활이 고달파 질거라는 충고도 항상 곁들여 진다.
이 무슨 말같지도 않은 협박이란 말인가.

군기를 잡아야 겠다고 사모님께 아부하는 그녀가 말을 했단다.
사모님이 그걸 원하고 있단다.
여기가 무슨 군대도 아니고, 일은 남편이 하는데, 여자들이 왜 그런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자기할일 열심히 하면서 사는 사람, 격려는 못해줄 망정, 왜 그렇게 짓밟으려고 드는지....
뭐 그럿ㅎ게 남이 못마땅한지....왜들 그렇게 자기식대로 안하면 욕을 해대는지...


남편들 아무걱정없이 밖에서 일해야 하는데, 여자들의 이런 입방아에 남편들 신경도 날카롭고, 업무능력으로 인정받아야 할 회사 생활이 공연한 신경전으로 꼴이 말이 아니다.

소위 사모님을 필두로 줄을 잘타야 성공한다는 것인데.......
사기업에서 이러니, 정치판은 말할 것도 없고....우리 사회 이거 정말 문제가 있어도 한참 있는거 아닌가..

그나저나 나 학교 그만 둬야 하나...남편의 회사생활에 문제가 있을거라는데....그녀들의 명령에 순종하면서 김치도담궈주고, 하루에 한번씩 나보다 나이 많아 유세부리는 그녀들에게 안부전화 여쭙고 찾아가 뵙고 그 짓을 해야하나??


정말 이 곳 생활 미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