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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 편하게 사시다 돌아가셨으면...


BY claire 2001-02-25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우리 외할머니 내가 가면 맛있는거 만들어 주신다고 부엌에서 나오시질 못하고 밤이 되면 팔벼개하고는 할머니 어렸을적 이야기며 우리 엄마, 삼촌들, 이모랑 살았던 이야기 해주시면서 꼭 껴안아 주셨던 기억들이요.
그 풋풋한 젖가슴 향기, 입에서 나던 단내...
유난히 자식에 대한 정이 많으셔서 그 정 손주들한테까지 담뿍 주시고 당신은 늘 헤진 옷에 아무렇게나 잡수시면서도 뽀얀 피부에 맑은 웃음 가득하던 그아름다운 모습도요.
사십이 가까운 외손녀에게도 돈을 못 줘서 늘 안달이시고 안 받을라치면 화를 내시며 받는게 효도다 하시곤 하셨죠.
건강 팔찌 사다드렸더니 늙은이가 이런거하고 다니면 얼마나 오래살라고 그러는거냐고 부득부득 사양하셨어요.
하지만 지금 노환에 기운이 떨어지셔서 일어나지도 못하시고 씻겨주고 먹여주는 자식들에게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고 계십니다
할머니가 차라리 일찍 돌아가셨더라면 좋았을거란 생각을 합니다.
너무나 큰 사랑을 오래 주셔서 할머니를 잃어버린다는 생각만해도 그 슬픔이 너무 큽니다.
전화만 하면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다른데 놀러 다니느라 신경을 못 썼어요.
하지만 할머니, 늘 할머니 사랑하고 영원히 할머니 잊지 않을거예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