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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분배..어떻게 생각하세요...


BY 현실세계 2001-02-27

저희 시댁은 특별히 돈벌이가 없었죠..아버님이 집안에 돈을 가져다 주시지 않으셨었다더군요..지금은 돌아가셨지만...그러니 울 어머님이 무지 고생하셨죠..특별히 기술도, 자금도 없으시니 울 어머님의 경제력은 투철한 구두쇠정신에서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그래도 살만하신데도 굉장한 구두쇠, 텔레비젼에 나오는 구두쇠의 모습 그대로 사세요..아주, 아주 재미없게...신랑 말로는 어머님께 한번 들어간 돈은 10원이라도 다시 나오지 않는다는군요...
그렇게 고생하셨으니 외아들에게 바라는건 많으시죠..하지만 의무는 외아들 몫이고 권리는 차별이 없으시더군요...
저희 홀시어머님은 그렇게 살림하시면서 아주 낡고 아주 작고 아주 보잘것없는 집이 몇채 장만하셨죠..하지만 다 합해도 그저 서울에 웬만한 30평대 아파트 한채값이 나올만큼 상태가 좋지 못한 것들이죠..하여간 그집에 세를 내주어 지금 생활은 보통으로는 되십니다.
고생하셨으니 가엾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리 사시다보니 너무 야박하시고 경우도 없으시고 고집이 굉장하셔서 저는 물론 딸들도 엄마랑 함께 못산다고 하죠...

어머님은 저희더러 함께 살자고 하시고 저또한 정말 힘들줄 알지만 어차피 홀어머니 외아들이기에 그러겠노라고 했어요..지금은 결혼전인 시누이와 둘이 사시거든요...애라도 좀 키워놓고 합치고 싶지만 전 그리 주장을 강하게 하지 못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어머님의 의견은...저희와 사시겠다면서 재산은 딸들에게 주고 싶어하시는 겁니다. 물론 몇 푼 안되지만 몽땅 정리해서 서울에 웬만한 곳에 살게 될줄 알았는데 지방에 사는 저희집으로 그냥 오시고 나머지는 두셨다가 딸들에게 나눠주시겠다는 겁니다. 집들 명의도 아들명의는 하나도 없고 어머님과 사위 명의로만 되어 있어요...

전 솔직히 화가나더군요...평소에도 모든 돈들고 힘든 일은 아들몫이라 하시고 어째서 재산은 아들, 딸들이 똑같이 나누나요...딸이 3이나 되기에 모두 나누려면 결국 몇푼 가지도 않겠지만요...
제 이야기를 듣고 당연히 딸에게도 몫이 있다고 하실수도 있고 어머님이 어렵게 모으신 돈에 욕심낸다고 절 비난하실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할때 전 속상합니다. 전 성인군자가 못되거든요...
이왕 어머님을 모시면서 고생한다면 대신 웬만한 집한채라도 서울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모든 의무는 저의 것이고 재산은 모두 공평하게라니요...결국 우리는 지방에 있는 이 작은집이 전부가 되는거죠...

딸이 생신때 몫돈 조금 드리면 저희에게 자랑하시고 저희는 월마다 30-50만원씩 드리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시는 분입니다. 그런 분이 어째서 권리는 모두 공평하게라는 것인지요...
저도 친정에선 딸입니다. 그러니 딸이라고 차별받는 것은 저또한 싫어하지만 분명 상황에 따라 차별이 아닌 차이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친정일에 나설것도 아니고 제사나 차례나 모든 의무를 하지 않고 오빠가 알아서 할것이기에 전 친정 재산에 눈독들이지 않습니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오빠 의무에 곁들여진 오빠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딸이 경제적으로나 모시는 문제나 집안일, 제사등에 똑같이 행동한다면 공평한 분배가 맞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차이는 날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물론 대단한 갑부나 되면 모두 똑같이 나눠도 큰 액수이니 모두 도움이 되어 모든 형제가 잘 살면 좋지만 겨우 집한채 값을 자식 넷이 모두 공평하게 나누고 의무는 한자식에게만 가는 경우는 우습다고 봅니다.

평소 작은 재산가지고 무슨 대단한 재산인듯이(워낙 구두쇠시라 엄청나시게 생각) 제게 유세하시던 그 분이 막상 합가가 다가오자 싹 다른 말씀이시네요...딸들도 자식이라면서 똑같이 나누겠다고...
제 글을 읽고 돈에 눈독들이는 못되년이나 보수적가치관을 지닌 것으로 생각하실수도 있겠습니다만 전 제가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제게는 제 인생이 달리고 제 희생이 깔린 문제니까요...어차피 모시고 살것이라면 환경이라도 양질의 곳에서 모시고 싶어요..물론 어차피 없는 재산이라면 안 좋은 싸구려 집이라도 할수없지만요...
의무를 가져가는 자식이 권리도 우세하게 갖는건 당연한게 아닌지요..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