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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꼼짝도 못하게 하는 남편.


BY 답답해서 2001-03-04

전 별명이 붙박이장입니다.
제 친구들이 지어준 별명이죠.
왜냐구요?
맨날 집에만 있어서 그렇답니다.
저도 처녀때는 백화점도 가고 극장도 가고, 산에도 가고 다니는 거 많이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 못 갑니다.
저의 남편은 출근하면 하루에 다섯통 정도 전화를 합니다.
내용은 맨날 똑같습니다.
'뭐 하냐?'
애도 없으니까 뭘 하겠습니까?
그냥 십자수도 두고 인터넷이나 하는 거죠.
그런데 어쩌다가 전화를 못받으면(목욕이나 화장실 볼일) 다시 전화를 계속 합니다.
그래서 받으면 그러죠.
'어디 갔었냐? 전화는 왜 안받아'
아니? 제가 전화받이 비서입니까?
그저께 친구가 멀리서 왔습디다.
그래서 바쁜김에 그냥 나가서 놀다 왔죠.
무려 세시간동안.
저녁 6시에 집에 들어오는 순간에 울린 전화.
전 하늘이 무너진 줄 알았습니다.
'너 집에 안있고 어디 다니다 오는 거야?'
목소리는 얼마나 큰지 간이 다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얘기를 했죠. 친구랑 놀았다고.
그런데도 계속 쫀쫀하게 사람을 들볶는 겁니다.
'뭐하고 놀았냐? 전화는 왜 못 해주느냐? 집을 왜 비우느냐? 어디서
남자랑 논 건 아니냐? 아니면 동네 아줌마들 고스톱 치는데 휩쓸려 놀아놓고 거짓말 하는 것은 아니지?'
속 터지게 볶아치더군요.
그래서 제가 화를 냈습니다.
"난 뭐 집지기야?'
그랬더니 어라 이 남자 자기가 더 화를 냅니다.
'전화 끊어. 너같은 애랑은 말도 하기싫다'

세상에 3시간 정도 집 비우는 것도 남편 직장에 전화해서 보고해야 합니까?
하긴 시장도 봐다 주는 사람이니 오죽할까 싶지만, 전 도대체 이해가 안갑니다.
전, 가끔 제가 걱정이 됩니다.
앉은뱅이 될까봐.
친구는 그럽니다.
핸드폰 하나 구입해서 착신전환 시켜놓고 놀러다녀버리라고.
저도 그럴까 생각도 해봤지만, 남편이 알게 되는 날에는 어휴!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결국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고치는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