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한지 햇수로 13년째.
초등학교 2학년 아들에 7살난 딸.
시댁가면 잘 한다는 한 마디에 이 몸이 죽어나는 줄도 모르고 일 해.
7살 어린 나이 어린 형님과도 깎듯이 '형님'호칭 붙여가며
다른 집에 흔히 있는 동서들간의 불화도 안 일으켜.
애들 돌 백일 집들이 시부모님 생신까지 집에서 다 해 치워.
일단 여기까지 하고.........
무슨 천하장사인양 버티며 살았는데..
사실 튼튼하기는 했으니까..
회사에서 10달째 월급이니 상여금이니 밀려 있어
내가 안 준 것마냥 눈치보며 기죽지 말라고 위로해.
친구만나, 모임이다 해서 술먹고 새벽에 들어오는 일이
많아져도 "왜 이렇게 늦어? 몸 생각도 해야지...."
누워서는 "새벽까지 술 마시면 회사에서 밀린 월급 준대?"
실없는 소리도 해 가며 지내는 요즘이었다
월급쟁이들 월급날짜만 늦어져도 가계부에 타격이 생기는데
하물며 10개월이나 밀렸으니 내 속이 어지간이 ??었었나 부다
온 몸이 부서질 듯 아프고, 머리는 절구공이로 찧어대는것 같고,
목은 침 삼킬때마다 칼로 찢어대는듯이 아프기 시작한 게
금요일 늦은 오후.
그날도 12시 넘어 새벽 4시였다
이번 토요일은 출근을 안 하는 토요일.
아침에 겨우 일어나 큰 애 밥해서 물 말아주고는
시간맞춰 학교가라고 하고 나는 다시 다운.
12시 다 되서 일어난 남편.
약 사달래서 먹고 자는데 온 몸이 부서질 듯 아픈게 쬐금 약해지네.
끓이기만 하면 되는 야채죽을 사다가 물을 너무 조금 부어
짜게 해 갖고온 상을 보고, 그래도 아프니 남편 밖에 없구나 하는
감동속에 시큰거리는 코 안정시키면서
겨우 두어술 뜨고 나니 다시 넉다운.
약기운만 떨어지면 반복되는 그 상태에서
남편은 차 가지러 간단다
다녀오라고 했다
그게 4시였다
엉망이 된 집안 갖다와서 좀 치우겠지.
내일 제사라 새벽에 시댁에 가야 하는데
난 이해가 안 돼 지금도....
아파서 끙끙 앓아 누워있는 마누라에
애들 저녁은 어떻게 하구
집안은 또 어떻구
버젓이 새벽3시에 들어온 남편인지 뭔지가..
다행이 항상 쌩쌩한 며느리가 죽어가는 것에 놀랜 시부모님
한 시간 반만에 부침, 나물 대강 끝내놓고,
미덥지 못한 큰며느리에게 바쁘게 이거저거 지시하고
아픈 며느리 델꼬 '춘천 옥산가 찜찔방'으로 직행하셨다
옥 찜질방이 좋은지, 날 때가 되서 그런건지
아니지 시부모님 사랑으로 어제 저녁부터 괜찮아 지더니
지금 여기 앉아 이러고 있다.
정말이지 생각같아선 '그만 살고 싶다'고 난리난리 치고 싶지만
부모 잘 만난 덕에 혼이나 내 줄까아 하는데.....
모 좋은 방법 없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