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아...
우째 생겨 먹길 그리 밖에 안 되노
마누라 아픈데 챙겨 주진 못할 망정 니 쳐묵고 싶은것 안해준다고 입 댓발 튀어나와서 지랄이가?
뭐 묵고 나믄 니가 치운다고?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소리...
내 죽고 나믄 누가 니 것든것 거들떠나 본다냐? 새 장가 들려거든 그래 내 혹사 시켜서 확 직이삐고 새 장가 들어라. 그 대신 울 아 함부로 대했다간 내 저승가서도 니 가만히 안 놔두끼다.
내가 어디 맨날 아프나, 아 낳고 일년 열두달 새빠지게 일하다 이제 몸살기 좀 돌았는데 약 하나 사주긴 커녕...
인간아... 언제 인간될래?
벌레 보다 못한 넘아...
니를남편이라고 데리고 살려니 머리가 아프다. 니도 남자라고 시어머니 너 놓고 미역구 사발로 드셨다메? 좋겠다.
근데, 난 왜 아덜 낳았는데, 미역국에 들어가는 미역은 커녕 수돗물도 안 받아주냐?
우리집에서 해 주니까, 가만히 있는다고? 며느리 종 부려먹듯 부려먹는데, 집에서 머슴사는 사람 아기 낳았다고 뭐 해주냐고? 옛날에두 안 그랬다. 묵을거 줘가미 일시킨것 아나?
내가 지금 골이 빠개 질라고 하는데, 여 앉아서 뭐 하는 것 같노? 이렇게라도 안 적으면 잠도 안 올것 같아서 적는다. 이렇게라도 안하면 자다가 눈도 못 감고 죽을것 같아서 쓴다.
니 내맘 알겠나?
니 것든것 눈에도 안차서 쳐다도 안 보는데 니가 죽자 살자 ?아 다녔슴 끝 마루미도 좋아야 하는것 아니가?
우째 마루린 커녕 이리도 사람을 뭣 같이 만들수가 있노?
빚 있는것도 숨기고, 시어머니 빚 많은 것도 숨기고, 지금 와서는 어쩔수 없었다고?
그래 어쩔수 없다고 치자. 이혼해 달라니까, 왜 이혼 안해주는데?
동서한테 그랬다메. 내하고 이혼하면 니 새 장가 들어준다고.
그랬슴 니 새 장가 들고 내 인생피고 할낀데.
왜 와서 말렸다는데, 너그 엄마가...
인자 좀 파악이 되나?
니는 이자 묵었는지 몰라도 난 절대로 안 이자 묵는다. 죽을때까지.
내 아 낳을때, 뭐라고?
남들 다 쑥쑥 잘 낳는데, 혼자 아프다고 지랄이냐고?
그래 잘났다. 시누 배째서 아 낳는것도 잘났고, 난 니 닮아 머리큰 아 낳는다고 죽다 살아낳는데 뭣시라?
맨날 천날 술 없으면 못 산다고?
니 보험 들어놓고 술독에 빠져 죽어뿌라. 그랬으면 좋겠다. 내 그 돈으로 남은 인생 편안하게나 살아보자.
니 한달에 백만원 벌어주고, 백삼십만원 가져 가는데, 맨날 내 보고 그러제, 살림 뭣같이 산다고... 니 터진 입이라고 말 함부로 하지 마라.
내 이혼하고 싶어도 우리 부모님??문에 못한다. 아나?
막내 좀 있으면 결혼한단다. 여자 잘 만나서, 그때 보자. 동생들 결혼하고 나면 내는 니랑 끝이다. 못할것 같다고?
우낀 소리 하지마라. 니 같은것 길거리 쎄고 ?였? 어디 남자가 없어서 그지 같은 니하고 사는지 아나?
니 동생들 인간 것잖은 니하고 이혼했다고 그게 흠 될까봐 행여나 조심하면서 있는거다.
우리 오빠한테 나는 말도 못한다. 니 때려 직일까봐.
남동생 인자 결혼하고 나면, 니는 인생끝인줄 알아라..
내 지금 아파도 이렇게 쓰고 나니 속이다 후련다. 인간아...인간아..
그리 배터지게 묵고 나니 잠 잘오제.
뭐 내가 아프니까, 부부일심동체라서 니도 아프다고?
일하기 싫으면 때리 치아쁘고 집에서 애 봐라 내가 나가서 일할테니까,
어쩌다 아 한시간 보는것 가지고, 인자 걷기 시작하는 아 한테 무슨 욕을 그렇게 하노...
니는 다섯살될때까지 말도 못했다민서, 니 닮아 그런걸 누굴 원망하노?
너그집 그모양인걸 진즉에 알았어야 하는데.
시어머니 연극배우 했으면 성공했을낀데,우? 연극도 그리 잘했노?
그래서 얻는게 뭔데?
아들 결혼시킨것? 남의 집 귀한 딸 데리고 와서 종처럼 부려 먹는것?
좋겠따.
양반 집안은 행세 다 그렇게 하나?
어디가 양반인데?
너그 엄마하고 니는 양반집 하는것도 못봤나?
눈이 있고, 귀가 뚫렸으면 듣고 보면서 좀 살아라.
왜 맨날 잘난 척 혼자 하시면서 그건 안 된다나?
니도 철좀들고.
내가 너그 집 일도 쓸라니까, 인자 너무 아파서 못 쓰겠다.
한번만 더 사람 속 뒤집어 봐라. 그때 니죽고 내 편안하게 살꺼다.
니도 인간이면 가슴에 속을 얹고 생각해 보라. 인간의탈을쓴 늑대보다 못한 놈아...
내 언젠가는 이글 복사해서 니헌테 보여 줄끼다. 내가 얼마나 뼈에 사무쳐서 살았는지, 무시 당할짓 그만해라. 이거 내 일기 옆에다 붙혀 놓을끼니까, 함 읽어보던지...
쓰고 나니 속이다 후련다. 내가 쪼매만 덜 아팠서도 더 쓸낀데, 인자는 골이 흔들려서 도저히 앉아 있지도 못하겠따.
낼 아침 밥 ..기대도 하지 마라. 내 아프면 인자 손도 까닥 안 할끼다. 너그 엄마처럼 없는 돈에 파출부 부리면서 살끼다. 알았나?
앞으로 똑바로 해라/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