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03

파랑새님은 어디에?


BY 야화 2001-03-07

파랑새님! 잠드셨나요? 파랑새님의 힘찬 날개짓은 어디에?
많이 힘든가봐요. 시간이 약이라고, 감히 얘기해도 될른지요.
저도 그랬었답니다. 여름 휴가요? 우리 남편 먼저 친구들과 여행을 떠납니다.나는 두 애들과 집지키고.돌아온 다음날,짐을 싸고 대기하고 있던 세모자를 데리고 시댁으로 갑니다. 시댁의 가게에서 손님이 밀려닥치면 그 여름에 저는 애를 업고 또 한놈은 걸리고, 가게앞을 서성거려야합니다. 그 시간, 남편은 고향의 그 많은 친구들과의 해후(?)....그렇게 일주일 정도를 보내고 서울로 돌아오고......
산소 호흡기를 써야할 정도의 중증 천식환자인 아이를 데리고 가서 새벽에 저 혼자 아이를 들쳐업고 응급실로 갑니다. 시어머님은 다녀와라하시며 누워계시고. 가서,혼자서 숨 못쉬어서 헉헉대는 아이를 부여안고 그 복잡한 응급실의 수속 다 처리하고 힘든 시간이 다 지나면 그때우리 남편 등장합니다. 그 시간들.... 감정이 겪해져서 표현이 아니되는군요. 꼬박 구년을 여름 휴가(?)를 시댁에서 보내고, 쬐끔 내 인생이 펴지나 했더니 이 놈의 운명이 아예 서울을, 한국을 떠나서 살라고하데요. 휴- 결혼하고 일년전까지는 직장사람과의 담합을 위해 고스톱과 포카로 그짓말 않보태고 한달에 이십오일 정도는 외박과 새벽의 귀가. 집 사주고 차 사주는 며느리를 보고싶어했던 시어머님! 시동생과선보는 여자들은 전부 어디가 모자른 여자들인지,시동생과 결혼하면 그 여자측에서 아파트 사주고, 또 어떤 집에서는 팔십구년도 그 당시에 통장으로 현찰 이천만원을 넣어주겠다고 한다네요. 그 가운데서 버버거리던 내가 어쩌다 한마디 할라치면 남편 왈 " 냅둬요. 엄마. 올라가서 끝내버릴테니까" 단호하게 한마디씩 하데요. 나는 시어머니와 남편의 합작으로 정말 이혼당할까봐 두려움에 떨다 노이로제까지 걸리고
지금 생각하면 나, 왜그렇게 븅-신같았나 몰라요. 온실속의 화초라는 내 별명이 정말 잘도 어울렸던 시간들이었지요.
결혼 십사년은 외박. 지금은 그 많은 인터넷 이용.
이렇게 십육년이 속절없이 지나가고........
이제는 세상에 무서울것 없다는 마음으로 복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물나게 들었던 헤어지잔 소리를 지금은 가끔 내가 하고 있어요. 이젠 무서울게 없거든요. 나의 가장 약점(?)이던 아이들이 좀 컸거든요. 무조건 아이들을 뺏겨야하는 시간들이 지났어요.
내 위치는 생겨났어요. 이젠 두려운 시댁과 남편은 아니에요.
근데요, 그러는 과정에서 언제부터인가 벌여먹여 살리겠다고 발버둥치는 남편이 불쌍해지기 시작했어요. 시댁을 먹여살리는게 아니라 우리 세 모자를 먹이고 키우겠다고 하는 남편이 불쌍해지면서, 내 아들을 뺏어간 주제에 무슨 할말이 있느는냐며 소리 지르시던 시어머님의 생각이 났습니다. 결국 그 말씀은 맞는것 같네요. 오늘 날, 당신의 아드님은 당신이 아닌, 우리 세 모자를 먹여살리느라 아둥바둥하고 있으니까요. 손자보다도 당신의 아드님이 더 예쁘시다고 하시던 말씀도 이제는이해가 돕니다. 제가 지금 두려운건, 그리고 이상한건, 예전처럼 시어머님을 무작정 두려워하고 미워할수가 없다는 점이랍니다.
내 자리가 확고하면 할수록, 내 목소리가 당차지면 당차질수록,아- 시어머님이 그때 이래서 그 말씀을 하셨구나! 아- 시어머님이 이래서 그런 행동을 하셨구나! 자꾸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만 한가지! 사업망함으로 인해 없는집의 딸이었던 나를 가장 주눅들게 했던 졸부(?)집의 딸인 동서와의 비교! 없는집의 아들들이 있는집의 여자를 만나서 좀 수월하게(?) 살아가기를 바라셨던 당신의 심정도이젠 이해하겠지만, 내 아들이 연애하고 장가갈때 있는집의 며느리를보려고 굳이 노력(?)하고 애(?)쓰지는 않으리라, 다짐하고 있습니다.
파랑새님! 대충 저의 십육년정도의 내력을 말한다는것이 길어졌지요.그 외에도 많지만 하품하실까봐서......
님! 조금만 더 인내하시고 참아보세요. 우리 아이들을 지켜야지요. 우리의 새깽이들이 없다면, 뭐가 두렵고, 뭐가 무섭겠어요. 힘들지만 조금의 시간을 견디시다보면 파랑새님의 그늘이 온통 파랗게 될날이 올껍니다. 휘리릭- 날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