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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이라는 고위직 여성공무원이었던 김송자 교수님..


BY 열린세상 2001-03-08

혹시 오늘 아침 아침마당 보셨나요?
세계여성의 날이라고 특별 강사를 초청했더군요, 방송국에서.
기특도 한 kbs....

강연내용 참 좋습디다.
우리나라 5,6,7 공화국 얘기며 현재 얘기며...

남녀고용평등법이라는 게 그 분의 작품인 줄 난
오늘 첨 알았답니다.
직장여성들에게 있어 어찌보면 내 남편보다 더 듬직함 바람막이가
되어줄 수 있는 그 법을 만든 배짱이 존경스럽더군요.
같은 여성 입장에서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감탄하며 봤습니다.

여러장의 확대한 사진을 갖고 나와 내용에 알맞게 보여주더군요.
그 중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사진을 보여주며 그 여자의
기나긴 이름을 읽고는 우리나라 참 좋은나라란 얘기를 합디다.
우리나라는 여자가 결혼을 해도 남편의 이름을 달고다니지
않는단 뜻으로 얘기한거겠죠.

또, 우리나라 남아출생비율이 세계 1위, 해외에서의 돈낭비 2위,
미국으로의 해외입양 1위랍니다.
태아가 여아라는 이유로 한해에 낙태되는 여아가 2만명이나
된다는군요.

여아라고 낙태하지 말고 당당히 낳아키우자는 얘길하더군요.
누가 들어도 당연한 애기죠.
엄마가 당당해야 가정이 바로서고 우리의 2세로 태어난
우리의 딸들이 또한 당당히 세상을 헤쳐 나갈수 있겠죠.

또 직장이라는 조직내에서 힘겹게 일 하는 남편들의 입장을
헤아려주고 그를 낳아 이 땅에 있게해준 그 부모에게 감사하며
좀 힘들더라도 이해하며 살라고.....

물론 감사해야죠.
그 감사때문에 이 땅의 여성들, 정확하게는 현재 며느리 자리에
있는 여자들 남편들의 직장생활 못지않게 힘든 가정생활 하며
살고있습니다.

아들만 둘이라는 나의 현실을 놓고 보면 섭할 거 없는 얘기죠.
하지만 나, 딸된 입장에서 서운합디다.
어찌 부모에게 감사라는 말을 입에 오르내리면서 딸된 사람들의
부모얘기는 언급도 안 합니까?

아들 낳은 사람은 자기 자식은 물론 남의 자식에게까지 감사받으며
살 자격있고 딸 낳은 사람에겐 부모라는 호칭도 아깝단 얘길까요?
물론 아닐겁니다.

학식이 있고 인격이 있고 풍부한 사회경험이 있어 이 사회의
불공정과 불평등, 불합리가 무엇인지 아는 분이 그런 뜻으로야 말을
했겠습니까마는 한편 가슴 한 구석이 서늘합디다.

저 정도의 위치에 있는 여자가 기껏 강연마무리 내용이 남편 부모에 대한 감사요 효도라면, 부질없는 유교사상에 찌들어 사는 많은
사람들의 의식속에선 얼마나 강도높고 농도짙은 남존여비의 사상이
뼈속까지 뿌리내려져 있을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들어 내 뼈속이
시원해집디다.

대단히 중요한 많은 것들을 내포하고 있는 그 분의 말씀에 비하면
나의 이런 얘기는 지극히 지엽적이다 못해 개인의 불만에 그칠 수도
있겠죠.

가장 안타까운 건 여아사망이 연 2만명이란 얘길하고 나서 시부모에게 충성하라는 건 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요?

나도 이 다음에 늙어서 감사하는 자식, 효도하는 자식 두려면
아들을 낳아야 한단 얘기 아닌가요?
부모대접 받으려면 아들 낳으란 뜻이라 믿고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아직도 우리나라는 멀었구나 하는 생각
떨쳐버리기 힘듭디다.

여성단체에서는 호주제 폐지에 목소리를 높이는 마당입니다.
우리나라 여성들 모두 동참해야죠.
그냥 저냥 살면서는 피부로 느낄수 없는 게 바로 그 호주제라는
거지만 가장 결정적일 때 여성들에게 그 자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게 호주제라면 마땅히 없애버려야죠.

이젠 갓쓰고 도포자락 휘날리며 호주제폐지 반대라는 피켓
들고 서 있는 노인네들 보기도 싫답니다.
물론 그 시위대에 할머니들은 없더군요.

그 노인네들 보면서 머릿속에 젤 처음 드는 생각은
"이래서 세대가 바뀌어야 돼" 라는 거죠.
*^^* 노인양반들 이 글 보면 나 더러 죽으라는 소리냐며 턱수염
발발 떨겠죠.

요 밑에 호주제 얘기가 있길래 잘 읽고는 아침마당이 생각나
주절이 적어보았습니다.

우리나라 법이라는 게 주로 남성들 입장만 대변하고 남성들
편의대로 굴러가고 있는 현실에 무지하게 열받으며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