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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콘프레이크.토스트.빵 저희 집 주메뉴입니다.


BY 예쁜이 아빠 2001-03-15

아침 7시

음악소리가 들립니다.
KBS FM3

총각때는 스윗트 피플의 원더풀데이 음악소리에 일어났습니다.

종종 일어나기가 힘이 들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되기에 벌떡 일어납니다.

세수를 합니다.
내 모습이 거울에 비칩니다.
참 초라해 보입니다.
예전의 내 모습은 없고 조금씩 늘어나는 흰머리를 봅니다.

애들을 깨웁니다.
큰애는 두세번 얘기하면 일어납니다.
둘째는 여러번 얘기해야 일어납니다.
그래도 전보다 많이 나아졌습니다.

애엄마 있을때는 내가 발을 꺼꾸로 들어서 세면장에
들어놔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면 나에게 소리 지르고....

이상합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많이 나은데도
저는 애들이 오히려 불쌍해 보입니다.
나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아서.....

저는 후라이팬에 샌드위치를 만듭니다.
큰애는 옷을 입고
저는 둘째 옷을 챙깁니다.

셋이서 탁자에 앉아 아침식사를 합니다.
2~3분이면 됩니다.

막내는 아직도 잠을 자고 있습니다.

둘째 알림장을 봅니다.
준비물을 매일매일 챙기는 것도 힘이 듭니다.

내 마음의 알림장도 만들고 싶습니다.
나를 이해해 주는 그 누구에게
나를 사랑해 주시는 주님에게

어머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애들 밥 잘 먹느냐고.
학교에 잘 다니냐고.

걱정하지 마세요.
잘 있습니다.

몇달전에 어머님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 자살하고 싶다고....살고 싶지 않다고...
어머님 우시면서 부모앞에서 그게 무슨소리냐고

오늘 작은 누님이 막내를 데리고 왔습니다.
이틀동안 누님 집에 가 있었습니다.

종종 애를 구역예배에 데리고 갑니다.

막내가 조금씩 말을 합니다.

아빠 나 아멘 싫어!
왜? 열심히 기도 해야지.
다음에도 아멘가자? 응?

싫어! 아멘 싫어.

누님도 웃고 저도 웃습니다.

애들은 저런 마음으로 사는데.....
나의 부족한 마음으로는,사랑으로는 헤쳐나가기가 힘이 듭니다.

이곳의 글들을 봅니다.
웬지 고통스러운 글들이 눈에 더 다가옵니다.
내가 그래서인 것 같습니다.

남편이라는 단어조차도
저에게는 부럽게 느켜집니다.

이곳의 힘드신 글들
그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랑으로만 안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