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907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BY 니하오 2001-03-16

나의 남편은 주재원입니다.
일반 기업체 주재원으로 해외에 근무하게 되었지요.
처음 해외에 근무 발령이 났을 때는, 정말 하늘을 날 것같이 좋았어요.
그런데, 이 곳에 와서 생활을 해보니, 한국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희안한 일들이 사람을 아주 피곤하게 하네요.

주재원들은 비슷비슷한 동네에 모여 삽니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 또 학군이 좋은 곳, ...이런 곳에 주재원들이 몰려 살다보니, 옆집은 어느회사 주재원, 저 집은 어느회사 주재원...이렇게 살게 되지요.

또 같은 회사 사람들도 자연히 비슷비슷한 동네에 보여서 살게 되구요.
그러니, 남편 출근하고 나면 자연 부인들끼리 어울리게 되는 거지요.
말도 많고, 빠르고....행동도 조심해야 하지만, 모여라...명령만 떨어지면 모여야 하고, 개인의 바쁜일로 빠지면 말도 엄청 들어요.

자유가 없고, 남편이 혹시 회사에서 힘들어질까봐 나가기 싫어도 억지로 모임에 나가는데, 말들은 안하지만, 그 모임은 지사장님 사모님 모시는 모임이더군요.
부인들이 저마다 남편의 출세를 위해 사모님께 헌신적일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는 부인들 험담까지 슬쩍 흘려 가면서.....
그리고 사모님한테 찍히면(?) 눈에 보이지 않게 은근쓸쩍 비웃음을 당하거나, 뒷도마위에서 칼질을 당해야 한답니다.

남편은 여자들이 모임에 치를 떨어요.
남자들의 출세와 아무런 연관도 없는 모임이고, 또 오히려 바깥일을 더 힘들게 하고 쓸데없는 데 신경을 쓰게 한다고 제발 좀 모이지 말고 각자 살으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모님이나 다른 부인들의 생각은 그게 아니예요.
여자들의 모임은 남편의 업무의 연장이라는 겁니다.
사모님도 은근히 그런 말을 하시지요.

한마디로 잘못 보이면 남편의 회사 생활에 문제가 될 거라는 말이겠지요.

저는 이 모임이 정말로 싫어요.
뭐하나 맘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암말없이 해야하고, 사모님보다 그 옆에서 사모님께 잘한다고 자부하는 여자들의 눈초리가 더 무서워서 힘이 듭니다.
전화도 꼬박꼬박 해야하고, 뭐하라고 하면 힘들어도 꼬박 해서 바쳐야 하고....

혹시 해외 주재원 생활 해보신 분 계시면 어떻게 해야좋을지 좀 알려 주세요.
저는 딱 안나가고 싶거든요.
그런데, 남편한테 혹시 안좋을까봐 정말 할 수 없이 나갑니다.
바깥일은 남자가 하면 되지, 왜 여자들의 아부가 필요한가요.
모임에 한번씩 나갔다 돌아올때면 마음이 너무 괴롭습니다.
그렇다고 어려운일이 있을 때 서로 돕는 것도 아니면서, 그 모임은 그저 사모님께 잘보이기, 잘난척하기, 사모님께 못하는 사람 씹고 괴롭히기, 나이 어리고 제일 늦게 온사람 부려먹기 모임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요....너무 심한 생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