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87

슬픈 내 마음


BY 하소연 2001-03-18

처음이다. 이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된 것.
남편을 의심하게 된 것.
지금 까지 난 아무 의심없이 남편을 믿으면서 살아왔다.
날 많이 사랑해 주었으니까.
가정적이고 착실한 남편. 그런 남편을 의심하게 된 것은
얼마전 일이었다.
우리집으로 놀러온 직장동료들과 술을 한잔씩하고 늦은시간이
되었는데 과장앞으로 여자의 전화가 걸려 왔다.
그 전화를 받자마자 모두 2차를 가자고 서두르는것이었다.
나도 따라 나섰다... 모두들 술을 먹어서 운전을 못하니까
내가 대신 운전을 해서 나간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는 회사여직원이라고 하는 아줌마가 있었다.(남편없이
혼자사는 아줌마) 그 늦은 시간에 불러내는 아줌마나 또 신이나서 나가는 사람들이나......
여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고 또 다시 노래방으로 3차를 갔다.
노래방에서도 이 아줌마는 끝내주게 잘 놀는 것이었다.
모두들 신이나서.........

난 다음날 많은 생각을 했다.
그동안 내가 너무 아무것도 모르게 지내왔다는 것을......
그동안 자주 술 먹고 늦게 들어온것들..
그리고 밖에서 자고 들어온 것.....

난 지금도 남편을 믿고 싶다.
그런데 자꾸 의심이 가고 늦게 들어오면 들어오는 그 시간까지
내 머리는 의심으로 가득차서 미처버릴것 같다.

남편이 그랬다. 불쌍한 여자라고......

하지만 불쌍한 여자는 나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우리
주부들이 더 불쌍한 여자라고 생각한다.
난 먹고 싶은것 제대로 못 먹고 입고 싶은 것 제대로 못입고
하지만 저 여자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하고 살지
않는가.....또 남자들이 사주는 맛있는 것 먹고 희희낙락 즐겁게
함께 지내주고...

남자들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그럴 수 있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차리리 술집여자가 더 낳을 것 같다.
하루종일 거슬리는 여직원아줌마를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모르겠다.

하루하루가 우울하다.

잠자리를 할때 다른 여자를 생각하면서 나를 안는것 같아서
돌아 버릴것 같다.

이전의 글들을 읽어보니.
자기개발로써 남편이라는 사람을 잊어버리자고 남남으로 생각하라고
했는데...나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난 마음이 너무 연약한 탓인지 그게 잘 안 된다.
남편이 미우면서도 남편의 사랑을 많이 바라고 있다.

이제부터 아무일 없기를 바라고
나만을 사랑해주길 바라고
그 여자랑 어울리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내 자신이 점점 이상해 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