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살아보니 아직 우리나라 여자들이 그 고리타분한"삼종지도"의 범주에서 벗어나질 못한다는 걸 느낍니다.
이 좋은 세상, 우리 여자들은 아직도 조선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직장이 있던 없던 청소 빨래 설겆이를 죽기전까지 늘 해야하고.
아들 둔 시어머니 시아버지, 오빠 둔 시누이, 남동생 둔 형님, 형 둔 도련님까지 아들 하나 두거나 남자형제 있으면 인생에 거칠것이 없죠.
왜 며느리, 올케, 형수가 있으니까.
딸만 4인 우리 부모님, 남자 형제 하나 없는 우리 네 자매는 어디 스트레스 풀 곳도 없습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생각을 늘 해도 답이 떠오르질 않네요.
전 아들만 하나입니다.
아들 일찍 장가 보내고 이혼을 해버릴까 생각할때도 많아요.
이번 제 동생, 예단때문에 속상해 하는 것 보고 나중에 며느리 얻을땐 예단같은건 일체 받지 않을 생각을 했습니다.
거의 일꾼으로 그 집안에 들어가는데 돈까지 바쳐가며 친척들에게 인사를 해야 하나요?
그리고 자식 많은 집 딸을 며느리로 얻어서 울아들 그집 형제들처럼 어울리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우리 남편 얼마나 배 아파할까요?
또 울아들 조금만 더 크면 설겆이 청소 다 시킬겁니다.
지금도 장남감 어지르고 치우라는데 안 치우면 허벌나게 패버립니다.
며느리가 밥하면 설겆이는 자기가 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겁니다.
허벌나게 밥하고 설겆이하는 동안 티비나 보면서 자식도 나몰라라하는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으로는 절대 키우지 않을겁니다.
모르겠어요. 나도 나중에 늙어서 본전 생각하며 한만큼은 받아야지하며 못된 시어머니가 될지...
설마 아니겠죠.
며느리를 내 딸로 생각하긴 힘들겠죠. 딸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남편의 얼굴을 보며 옛일을 떠올리며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을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