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하늘님, 그 속상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드신걸 잘 압니다. 저와 너
무도 흡사합니다. 정말이지 여자가 이혼을 입밖에 낼때는 얼마나 힘
든 말을 내뱉는지 남자들은 아마도 상상도 못할겁니다. 요사이 신세대
들은 어떤지 모르지겠지만서도요. 저도 정말이지 결혼한지 몇년이 지
난뒤부터는 사람이 완전히 딴사람이 되더라구요. 처음에는 너무나 잘
대해줘서 이 세상에는 없는 사람일줄로만 알았을 정도라니까요. 너무
나 순진해서 남편이 돈 때문에 사람을 들볶는지도 모르고 많은 세월을
지나왔어요. 왜냐하면 결혼후 몇년동안은 돈에 대해서는 성인군자처럼
행동을 해왔거든요. 또한 제가 계속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돈을 벌어오니 그렇게 좋아하고 있었나봅니다. 그것도 잠시 남편과
같이 24시간을 동거동락하는 세월을 보내게 됐는데 그 피곤함이란 님
의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우리는 잔소리가 많은데 정말
이지 눈뜨면서 눈감을때까지 5분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답니다. 재
미난 얘기도 아니고, 더럽다, 닦아라, 청소가 이게 뭐냐, 손가락으로
책상위 먼지를 ?으면서 하루종일 잔소리를 해대니 도저히 견디어 낼
재간이 없더라구요. 그런데도 난 미련하게 이혼이란 상상조차 하질 못
하고 그 많은 세월을 고통과 쓰라림의 바다에서 헤어나오질 못했답니
다. 오직 나를 괴롭히는 것을 낙으로 사는 사람입디다. 우리 친정보
다 시댁이 좀더 잘산다고 그 깔보는 말투하며 정말이지 자존심무너져
내리는 것은 형언할수 없었죠. 저는 아주 성실한 타입이예요, 남편도
마찬가지구요, 그런데 우리 시댁에서 경제적 도움을 아주 많이 주셨는
데 꼭 저를 통해서 주시더라구요, 자기 아들은 못 믿겠다면서요. 저는
이런 저런 일로 참았어요. 한가지가 좋으면 한가지가 나쁘구나 하구요
또 자기 기분좋으면 이건 천당입니다. 친정식구들에게도 너무 잘하구,
친정에서 빌린돈은 칼같이 갚으세요, 될수록 짧은시일안에요. 될수있
는한 빌리지 않는게 상책이구요, 사람의 심사란 친정돈은 괜히 만만히
생각할수도 있거든요. 또 빌릴때 그 심정은 어떠합니까? 시집이라면
몰라두요. 아뭏든 저두 상상을 초월할만치 싸우며 살았어요. 전 정말
친정에서 싸우는 꼴이란 한번두 본일두 없구, 제 자신이 싸움도 잘 못
하는 스타일이에요. 나중에는 죽이구 싶엎어요, 난 매일 일기장에 썼
어요. 난 널 죽인다, 정말 감당할수 없는 고통의 연속이되니 가슴속은
황량한 모래벌판이고, 꿈을꿔도 언제나 외롭게 혼자 다니는 꿈이었죠.
그러던 어느날 대판 싸움이 벌어졌는데 야, 이년아 나가서 돈 벌어와
라, 하더라구요. 그래서 야, 이 개새끼야, 내가 돈벌었지 누가 벌었냐
난 이혼하자며, 치고 받고, 경찰이 오고 난리가 났어요. 다음날 시어
머니께서 오셔서 내가 자식 잘못키웠다. 날 용서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구 남편이 싹싹빌고 얼마나 잘해주는지, 그러면 뭐 합니까 도로아
미 타불인걸요. 그러더니 외박, 외박 전 정말 같이 살아본날이 얼아
되지 않습니다. 최장 전화도 없이 16일만에 해골이 다되서 들어온적도
있어요. 모든걸 포기 했습니다. 각방을 쓴지도 8년은 되는것 같아요.
집에 들어오던지 말던지 아무 상관도 하지 않습니다. 며칠전에는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으면서 내방문을 열길래 내쫓아 버렸습니다. 아침, 저
녁 며칠을 주지않고 못들어오게 했습니다. 잔소리를 못하게하니 돌발
행동으로 상처를 주자는 쪽으로 가는모양입니다. 나는 나에게 말합니
다. 어떤일이 있어도 견뎌낼수 있다고, 너 없어도 얼마든지 산다고,
강한 나 자신을 보입니다. 며칠전에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새벽1시에
정말이지 통곡을하고 울었답니다. 너무나 외롭고 아무도 없는방에서
홀로 잠을 자고 일어난다는 것이 서럽기까지 합니다. 그건 피차가 마
찬가지겠지요. 노년의 생활을 미리 맛보는것이라 생각하면서, 저는
운동을 많이 한답니다, 매일 아침마다 태니스를치고나면 가슴속의 응
어리도 풀어지고 하루를 즐겁게 지낼수가 있어요, 또 여러가지 취미활
동두 하구요. 남편생각은 하지 않기루 했어요. 어짜피 해결안되니까요
그러니 님께서두 운동을 해보셔요.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 부탁할것
은 절대로 각방을 쓰지마세요. 처음에는 너무편해서 모르지만 정말 남
같이 되는게 시간문제랍니다. 가슴속의 응어리를 취미활동으로 풀어
버리시고 남편의 잔소리는 한귀로듣고 한귀로 흘리세요. 지루한 얘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