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일찍 시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남편이 받았는데, 뭐라뭐라 하고 전화를 끊으셨다.
남편은 오늘 친척이 누가 상을 당했다고 부조를 얼마 부치라고 한다.
그러마고...
시집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한테 얼마를 하면 좋겠느냐고 여쭈었더니, '섭섭치 않게 해라!' 하면서 퉁명스럽게 받아친다.
아니...빚장이 빚받으러 온 것처럼 시집친척, 것도 얼굴도 모르는 친척 챙기는데, 돈 이야기만 나오면 울 시엄니는 왜 그렇게 당당해 지는걸까?
속이 좀 뒤틀려서, 어머니 그럼 남편이름으로 써서 전해주세요~ 했더니, 대답이 없다.
울시엄니, 당신이름으로 써넣을 참인가보다.
그러니까, 분위기 파악이 좀 되었다.
어머니가 부조를 해야하는데, 우리보고 부담하라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아침부터 기분이 상했다.
우리도 어렵게 사는데, 10원짜리 하나 보태주시는 것도 없으면서 돈 이야기만 나오면 너무나 당당하게 요구한다.
꼬박꼬박 생활비도 부쳐드리는데, 이제는 해외여행이 하고 싶으시다고 요즘 입이 퉁 나오셔서는 말도 얼마나 쌀쌀하게 하는지.
매일 하는 말은 아들낳아 그런 호강도 못하냐?????!!!!
아니....아들낳은게 무슨 벼슬인감?
한달 여행에 두분 여행비가 500만원은 족히 드는 여행을 돈도 한푼 없으신 양반들이 겁없이 가시겠다고 우기시는건 뭐란 말인가.
우리 월급장이다.
집도 없고, 가진돈 전세금 4000만원이 전재산이다.
내 남편 낼모레면 40이다.
대체 무슨 베짱으로 그렇게 당당하실까.
안?怜?불쌍한 생각이 들다가도 말씀하시는걸 보면 속이 뒤집힌다.
한동안은 여행보내줄까 싶어서 나한테 얼마나 상냥하신지...그런데도 우리입에서 아무소리도 없자...오늘은 드뎌 심통을 부리신다.
한두살 먹은 아이도 아니고....
빚이라도 내서 보내달라는 건데...
한평생 그렇게 못살고, 지금도 자식들 의지하지 않으면 밥도 굶을 형편의 양반들이 어째 그렇게 겁이 없는지....
무슨 300~400만원은 돈같이 여기지도 않는다.
일년에 500만원 모으려면 한달에 40만원씩 저금해서 꼬박 1년이 걸리는구만, 그 형편에 미국여행이 웬말이란 말인가.
어쨌든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한평생 찢어지게 가난하게 사신 것이 불쌍해서 잘해드려야겠다...싶다가도 전화통화 한번만 하고 나면 그 맘이 싸~~~~악 가신다.
자식들도 늙어서 딱 당신들처럼 사시길 바라시는게지.
그래야 속이 시원하신게지.
에구 속 뒤집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