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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같지 않은 친구땜에..


BY hemangyi 2001-03-22

올해 2년차 접어든 아줌마 입니다. 친구같지 않은 친구땜에 너무 너무 속상해서 미치겠습니다. 그것도 친구라도 알아온 시간이 억울하게만 느껴집니다. 무슨일이 있었냐고요?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
고등학교 친구들의 모임이 하나 있습니다. 달달이 만나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모임이지요.. 그중 한친구는 모임중에 말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근데 지가 기분이 좋은날에는 아주 뒤집어지는 웃음을 하면서 떠들지요..
그래도 친구라고 아무리 얄미워도 다 이해하려고 하고 친구땜에 속상한 일이 있어도 다른 친구한테는 얘기를 못합니다. 그 친구를 욕하는것 같아서 맘이 편치가 않아서지요..
그 친구는 올해 2월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하기까지 저한테 할짓 못할지 다하고 결혼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웃음밖에 안나옵니다.
작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가겠습니다. 그 친구는 원래 바쁘다는 핑계로 친구들한테 전화를 하지 않습니다. 헌데 지가 꼭 아쉬울땐 한통화 ?? 하지요.. 오랜만에 전화가 와서 반가운 마음에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한참 얘기중, 야외촬영을 하는데 친구가 한사람쯤은 있어야 한다더군요.. 그때 마침 회사를 잠깐 쉬고 있던 터라 쾌히 승락을 했죠~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그날이 마침 굉장히 추운 날이었어요.. 가을이라고 가볍게 입고 나갔는데... 처음은 실내에서 작업하고, 오후엔 시외에 나가서 촬영했습니다. 바람은 왜그리 부는지.. 저녁 6시쯤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우리남편을 불러서 같이 저녁을 먹자더군요.. 그래서 불렀습니다. 새신랑의 친구까지 5명이 먹는데 처음에 고기 5일분을 일단 시키더군요.. 뭐가 급한지 밥에다 국까지 시켜서 다 먹고는 소리소문없이 계산을 하고 있더군요.. 그만먹으라는 뜻이겠죠? 참았습니다.
그뒤로 한동안 전화한통 없더니 새해인사 한다고 전화를 했더군요..한참 얘기하다가 갑자기 신혼여행을 전국일주로 할껀데 지가 바빠서 알아볼 시간이 없다고 나보고 인터넷에서 찾아서 프린트좀 해달라더군요.. 원래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라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찾고 프린트까지 해 놨죠~ 근데 달라는 소리를 않하더군요? 그래서 직접 전화를 해서 물어보았더니 그냥 제주도로 가기로 했답니다.
황당... 참 당황스러운 친구입니다.
그러더니 저보고는 결혼식 올리지 말고 그냥 살라더군요~ 사실 저 약혼식만 간단히 하고 아직 결혼식을 못했거든요.. 지는 2월에 결혼하면서 어떻게 그런말을 그렇게 쉽게 할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한마디 해주려다가도 잘도 삐지는 성격이라 그리 하지도 못했습니다.
우리 친구들도 그친구는 웬만하면 건드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한친구가 함때문에 그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함들일때 우리모임친구들이 가겠노라고 했답니다. 그때는 아무말 없더니만, 바로 전날 밤 친구한테 전화를 하더니 "친구를 너무 많이 불러서 아빠한테 혼났다"라고 했답니다. 오지말라는 뜻이겠지요?

저나, 그친구나 아픈 마음을 안고 가고싶지 않은 결혼식장엘 갔습니다. 예식이 끝나고 친구들과의 사진을 찍는다기에 신부옆으로 갔습니다. 그리곤 절 보면서 한마디 합니다. " 니가 부케 받는거야!" 순간 기억이 나지 않아 내가 언제 부케 받느냐고 했더니 신부가 신경질을 부리면서 끝까지 받으라더군요.. 옆에있던 친구들 멍하게 처다보더군요..
아무리 바빠도 한달전에는 귀뜸이라도 해주면 어디 덧난답니까?
작년봄! 모임때 나도 내년봄쯤엔 식올릴 계획이다라고 했더니 그신부친구가 그럼 저보고 부케받으라길래 그러마라고 약속했던걸 두고두고 기억했나봅니다. 적어도 몇달전에는 얘기라도 해줘야 하는것 아닙니까?
별다른 준비는 없더라도 마음의 준비라도 하고가면 이렇게 황당하지는 않았을겁니다. 우리 친구들이 더 화가나 있더군요.. 그 뒤로 지금까지 전화한통 없습니다.

아픈을 안고 그친구를 만나야 할까요?
그 친구 토라지더라도 한마디 해야 할까요?
차라리 속썩이는 친구 하나 없는게 낫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