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출장가서 자유롭게 살고 있는 자유부인 입니다.
요 며칠 시골에서 시아버님이 매일 전화를 하십니다.
제가 하도 전화를 안 드리니까 손자 목소리 듣고 싶어서 가끔씩 하긴 합니다만, 전화 받았더니 나보고 적적해서 어쩌냐고....
너무 고맙더라구요.
아버님은 사정이 있어서 한달에 3일씩은 우리집에 계시다 가시는데 서로 나눌 얘기가 별로 없어서 그냥 멀뚱멀뚱 티비만 보고 있는 형편이지요. 머리를 쥐어짜도 할말도 없고 사실 하고 싶은 마음도 별로고...
그런데 4살난 아들놈 어린이집 보내는 얘기하면서 "네가 다 잘 알아서 할테지만..." 이라 하시더군요. 그 말 한마디에 기냥 마음이 열리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 오셨을때는 자연스럽게 이 얘기 저 얘기 나누었습니다.
제가 별로 싸가지 있는 며느리가 아니어서 결혼해서 친정이나 시댁이나 각자 알아서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걸랑요.
그런데 뜻하지 않게 전화도 없이 시동생이 10일씩 집에 와서 꼼짝 않고 있다가 갔는데도 시어머니가 수고했단 얘기가 없어서 막 신경질이 납니다. 전 음식솜씨가 없어서 밥하는게 너무 스트레스거든요.
그런 뒤치닥거리가 당연한건 아니라고 보는 제가 잘못인가요?
그런 와중에 그래도 아버님의 위로 전화를 받으니 정말 고맙죠.
앞으론 아버님께 잘할수 있을 것 같아요.
모든 시댁 어르신들도 며느리에게 무언가 대접을 받으면 고맙다는 표시도 해주시고, 한번쯤 챙겨주기도 해보심이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