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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BY 3월 2001-03-23

저는 오빠가 하나여서 올케언니가 하나입니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전 언니라고 꼬박꼬박 부르고, 제가 사실 좀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별로 시누이 노릇은 안한다고 봅니다. 만나면 반갑고, 안부묻고 하느라 간섭할 시간도 마음도 전혀 없습니다. 제가 가끔 친정에 가야 언니가 절 보러 오거든요. 사실 사이는 좋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되도록 싫은 소리 안하고 언니한테 잘할려고 하거든요. 친정 갈때 언니 선물 꼭 챙겨가요. 오빠것은 안 챙겨도. 저도 시누이 있는 사람이고, 언니도 시집와서 오빠와 조카들 위해 열심히 살아주니 고맙죠. 그런데 문제는 언니가 생각만큼 부모님께 좀 못하는거 같아서 속상할 때가 있어요. 저 한번도 언니한테 이래라 저래라 한적 없습니다. 엄마가 속상한 얘기 할때도 엄마가 딸인 저에게 그냥 푸념식으로 하는 것이지, 엄마도 언니에게 잔소리 안하시는 성격이거든요. 왜냐하면 엄마 생각은 엄마가 잔소리하면 오빠도 신경쓰고 그럴까봐 엄마가 그냥 넘기면서 사시는거 같아요. 언니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착한데 남한테 좀 살뜰하지가 못해요. 엄마가 아프셔서 병원에 가셔야 하는데 아무도 갈 사람이 없었다네요, 그래서 병원 첫날 언니에게 부탁해서 같이 갔다고 합니다. 언니한테 부담주고 싶지 않아서 부탁하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병원에서 뭐가 뭔지 모르시니까 누군가 필요하거든요. 저라도 옆에 있으면 가뵈었을텐데, 제가 갈수 있는 거리에 사는게 아니라서요. 그 다음날 병원에서 검사가 있으니 다시 오라고 했는데 언니도 알면서 아무 연락이 없더래요. 그래서 엄마가 그냥 혼자 가셔서 어렵게 검사를 받으시는데 그냥 제 생각이 나서 검사 받으시면서 우셨나봐요. 그러니까 간호사님께서 저희 엄마 손을 꼭 잡으시면서 제가 딸이라고 생각하시고 그만 우세요, 아주머니..하더랍니다. 엄마가 많이 외로우셨나봐요. 아프면 외로운데 옆에서 함께 병원 가줄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닌데, 혼자이신게요.. 저 전화 걸어 그 얘기듣고 많이 울었어요. 정말 많이요. 오빠도 좀 야속했지만, 언니도 좀 그랬어요.. 그러나 언니에게 전화 못했어요. 혹여 그걸로 우리 엄마 서운하다 하면 어떻게 하나 해서요.. 참 그러네요. 사람이 그렇잖아요.. 그런걸로 뭐라 하면 더 섭섭하게 생각할거 같구요..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데 잘하라 얘기하는것도 우습구요.. 오빠한테 얘기 하자니 그것도 언니가 서운해 할테구요..저 큰거 바라지 않아요. 그냥 엄마 아빠께 조금만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거거든요. 큰거 아니라 그저 사소한 이런저런 관심들이요. 따로 살아서 그리 시집살이 하는것도 아니고, 아이들 양육비 거의 절반은 저희 부모님이 대시는데도 언니 별로 고마워하는거 같지 않구요.. 그러면서도 저희 부모님 언니 오빠 그냥 잘 살아 주는것만으로도 됐다 하시면서 넘기시면서도 가끔씩 서운하기도 하시나봐요..저 많이 속상해요..제가 어떻게 해야 지혜롭게 언니에게 말할수 있는지..제가 혹 너무 언니에게 그런 말을 안한거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언니랑 친구처럼 지내면서도 그런말 못하겠더라구요. 언니 속상해 할까봐요. 그러나 엄마 속상해 하면 참 많이 슬퍼요.. 언니에게 지혜롭게 다가갈수있는 좀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두서없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