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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엄마


BY ririca2111 2001-03-24

요즘 전 초등 2학년생 딸때문에 하루에 몇 번이고 전쟁을 치룹니다. 무슨 생각이 그리 많은지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옷을 다 입을때 까지 "뭐 하니! 양말 신어라, 로숀 발라라."등 하는 데로 가만히 놔두면 지각은 맡아놓고 할거같고, 그래도 애들은 느리게 키워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애는 해도해도 너무합니다. 애 아빠도 딸을 보고 거북이 내지는 달팽이라고 부르고, 학교 선생님이 우리애가 반 여학생중에서 알림장도 제일 늦게 쓰고, 밥도 늦게 먹는다는 말을 하실 땐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수업 시간에 책도 늦게 준비해서 혼난 적도 있다고 하는데 선생님을 무서워 하면서도 잘 고치질 못 하니깐 정말 답답합니다. 그리고 저희 애는 너무 무뚝뚝해서 딸 키우는 재미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어요. 그점은 저를 좀 닮아것 같기도 하지만 솔직히 딸과 저 두명이서 외출을 하면서 손이라도 잡으면 저 부터가 왠지 어색합니다. 정말 문제있죠. 동생이 생기기 전 까지는 너무 말을 잘 들어서 사람들이 자식복 있다는 말 까지도 들을정도 였는데 그 이후부터 엄마인 제 말을 너무 안들어요. 동생 때문에 그런 가 하고, 좀 나아지겠지 싶었는 데 아직 나아질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동생은 지금 4살 이예요. 외모도 엄마인 저는 하나도 닮지 않았다고, 남들은 말을 해요. 시어머님을 닮았어요. 큰 애 때문에 울어 본적도 많아요. 저는 잘 못하면 야단도 호되게 치고 매도 듭니다. 어떤 땐 내가 너무 심한가 하고 자책도 많이 하고, 정말 어떤 땐 정신병원에 가봐야 하는건 아닌가 할 정도로 상심도 합니다. 딸과의 관계를 누구한테 털어놓고 애기도 못하겠고, 솔직히 전 딸애와 너무 무언가가 맞질 안는 것 같고, 요즘은 딸애 갖기 몇달 전 유산되었던 애가 그리워 질 때도 있습니다. 이래선 안 되는데도 딸이 자꾸만 미워집니다. 그래서 모진 소리도 가끔씩 합니다. 전 우리 딸이 너무 불쌍합니다. 못난 엄마 만나서 며칠에 한번씩 죽을듯이 맞기도하고, 여느 엄마처럼 다정하게 대해주지도 못하는데 제가 안하던 칭찬을 한번 하면 그것 조차도 감격해서 우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도 제 자신 또한 잘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이 순간에 저는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오늘 저녁에도 딸애를 무척 많이 때렸습니다. 저는 너무 나쁩니다. 솔직히 엄마 자격도 없는 사람입니다. 단지 엄마라는 이유로 반항 할줄도 모르는 애를 죽일 것 같이 때리는 제 모습, 전 제 자신이 너무 싫습니다. 화가 한번 나면 참는게 잘 안됩니다. 여린 우리딸에게 모진 소리를 너무 해서 사춘기때 잘 못 될까 벌써 걱정이 됩니다.아직 아홉살 밖에 되지않은 우리 딸과 여느 모녀들 처럼 잘 지내고 싶어 엄마 선배님들의 조언 부탁합니다. 저 정말 나쁜 엄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