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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서 신혼 보낸게 죄?(시엄니말)


BY 마야~ 2001-03-26

좀처럼 분이 가시지 않네요~
시댁에서 신혼을 보냈어요~(2년 반을~)
누가 좋아서 들어가서 살았는것도 아니고~
저를 불러다가 묻더이다...결혼후에 들어와서 살래...아님 너희들끼리 살래.....라구요~(그때 어머니연세..48세)
그 전에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인간시대(그때 방영하던 프로)를 만드는게 소원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제게 세뇌를 시켰거든요~
그런데 당돌하게 나가서 살게요...하고 말하기가 좀 그렇더군요..

그런데 그날 시엄니가 제게 던진 말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던지..
처음부터 왜 들어와서 살았냐고..월세방이라도 얻어서 시작하지..라면서 제가 먹은게 아까워 죽겠답니다. 그게 너무 분하답니다.
그 말을 들은 전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어요.

그렇다고 우리가 공짜로 얹혀 산건 절대 아니거든요..
전세든 사람 방을 대출받아서 빼주고....그 대출금을 이자와 원금(한달 350,000원(당시 남편월급 670,000)) 꼬박꼬박 갚으며 살았더랬어요. 그 돈이었다면 당시 월세를 얻어도 독채는 얻었을 겁니다
또 문서없는 종노릇한것...(임신..만삭때도 아버님, 신랑, 도련님 거실에 텔레비젼보는거 놔두고..저더러 불러서 무거운거 들고 옥상으로 옮기라던 분위기였어요)

그래서 제가 호흡을 가다듬고.....댓구를 했습니다.
"아....그러셨어요? 그렇다면...걱정마세요..앞으로 같이 살 일은 두번다시 없을거니까..누구는 신혼생활 하고싶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면서 나가서 사는데...그렇게 못한 내가 바보였고..두번다시 바보같은 일은 없을거니...같이 산다는거.....잊어버리고 사세요~

그리고..나도 이젠 어머니한테 일방적으로 이렇게 당하는거 지긋지긋하고 싫다..어느때부터 남편한테 이혼을 요구해도 저렇게 애들이고 뭐고 다 때려 죽여버리고 자기도 죽는다니...어쩔수 없이 이렇게 살고 있지.....아쉬운거 하나도 없어요..

그동안 우리한테 얼마나 들었는지 모르지만.....아침에 남편 퇴근하면 집 내놓고 계산해서 갚으라고 하겠어요...그리고 남으면 서로 나눠가지고 나 혼자 가면 되는거 아니냐...물론 애들은 이집 핏줄이니 당연히 능력있는 남편이 데려갈테구.."

손주 보고싶어 날마다 울었다던 시엄니 그말 듣고 파르르 떨면서 제게 그러네요...
"애들을 왜 XX가 데려 가냐??"

마침..그때 남편한테서 두번째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제 목소리가 많이 떨려서 무슨일이 일어난줄 알고...긴장하며 묻더군요...
다짜고짜...일부러 어머니 들으라고....큰소리로..또박 또박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게...내가 첨부터 한칸짜리 월세를 살아도 나가살자고 했잖아..내가 왜 그 고생하다가 지금 이런말 들어야 해?? 좀..구박 당했어?? 난 도저히 더이상은 살아갈 자신도 없고...싫다....어머니 보는거조차 역겹다...
내일아침 퇴근하자말자....집 내놓고...계산해서 갚아라..내게 주고싶으면 얼마 주던지...그리고 각자 살길 찾아가자...정신병원에 입원하기전에....여기서 탈출하고싶어~"

남편...저 달래느라 힘들어 하는게 보이더군요..자릴 비울수 없어서 나오지도 못하고...그 일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하면서 어머니 바꾸라대요...

제가 그만 가 달라는 말에도 꿈쩍도 않던 사람이 부시시 일어나서 나가십디다.........새벽 세시가 되어서야 말입니다.

그외..그 오랜시간동안 억울한 이야기...몽땅 쏟아부었는데...
제가 맞고 욕설에 시달렸던 시간은 그렇다 쳐도.. 반 강압적으로 들어가 살았던 세월을 시엄니는 외려 분하다고 표현하는데.....화가나서 댓구한 한대목만 ...올렸습니다..
이글을 적으면서도 분한마음 조금도 가시지않네요....
저 착한며늘컴플렉스가 저도 모르게 있었던가봐요~
이젠.....절대로 아닙니다.
애들도 스스로 챙길줄 알겠다....떼어놓고 이혼을 한다해도..저 나름대로 안심할수 있는 부분이 있기에...이젠 아무것도 두렵지도않고..당당할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