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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


BY 몰라 2001-04-02

문득 이제 그를 미워하고 싶어진다.
그와 함께한 시간이 모두 거짓말인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은
저렇게 뭐라해야 하나... 내게 그런 상처를 주고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듯
그렇게 뻔뻔스럽지 않았는데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은
참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고 생각했더랬는데

이제 그를 미워하고 싶어진다.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야 한다는 의미도
내겐 어울리지 않고
이제 더이상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질 것 같지도 않구

거리에 물결을 이루며 움직이는
그 수많은 사람들은 모두 행복할까?/

엊그제도 또 그 전 주에도 또 그 전전 주에 전전전...
아직도 끝나지 않은 외도 외도
가끔 그의 천진한 얼굴을 보면
내게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잘해주나 의아해 한다.

가슴이 시린 강물은
오늘도 유유히 흐르고 있을터이고
나도 내가 다가가면 어김없이 다가설 강물이 있는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
혼자서 별별 상상을 다 하며 속앓이 하는 것이.
이런다고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구
삶이 권태로워, 그의 이중성이 자꾸 엿보이는 것 같아
미워하고 싶고
그냥 마음이 편치 않아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못할것 같구
바람좀 피면 어떨까 싶다가도 가슴에 응어리가 자꾸 더께로 가라앉구

남들은 우리 부부를 본받고 싶다고 하는데
그것이 더욱 나를 쓸쓸하게 한다.
그도 나를 너무 사랑하는 것 같은데
아직도 왜 끝내지 않는것 같은 심정이 드는지
아니 확신이야
의심은 끝나지 않는 깊은 호수와 같고
절대로 내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 그가 이제 싫어지려 한다.
뻔한 거짓말들 말 말 말
이제 확인하고 그에게 말하지 않는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내 마음에 차곡차곡 미움을 쌓아두고 헤어질 수 있을 때
그 때 말해버려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