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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는게........


BY 새댁 2001-04-06

결혼한지 14개월에 임신 7개월째. 남들은 나보고 넘 행복하겠다고 이야기 하네요. 늦은 나이 32살에 연봉 4천넘는 신랑이니 얼마나 좋겠냐고들 하구요.
그런데 왜 전 하나도 안 행복할가요. 3남1녀의 장남인 남편은 4남매중 가장 늦게 결혼을 했어요. 그이유가 26살때 8년을 사귄 동갑내기 여자가 결혼을 하자는데 시부모님이 국수 두뭉탱이면 결혼하는 것 아니냐고 아들에게 말씀하셨데요. 겨우 직장생활 시작한 아들보고 니가 알아서 결혼하라고 하신거죠. 월세방 얻어 회사 동료랑 연탄불 갈며 사는 아들에게. 결국 그녀는 돈있는 남자 만나 결혼했구, 제 신랑은 경제력 갖추기전엔 결혼 안한다구 버티다 36살에 저랑 결혼했어요.
그러는 동안 부모대신 두 동생 장가보내고, 못 사는 누나 뒷감단하며 살다가 결혼 포기 했었대요.선보고 너무 매달리는 남자가 불쌍했구, 중매한 목사님 설교 시간에 저 시집 보내게 됐다며 온 동네 소문내구,사랑했다구 믿었던 남자가 5년동안 절 기만했다구 생각하며 힘들어 하다가 중매하신 분 말믿구 결혼했는데.......
신혼여행 첫날밤 이야기 하더군요. 결혼하면서 시부모께 십원한푼 안 받았구, 그래서 2천만원 빚이 있다구. 집은 산게 아니구 전세라구.하지만 이사길땐 꼭 집사서 가게 해 주겠다구.
열심히 빚 갚았어요. 결혼할때 쥐구 온 6백만원까지 내 놓고. 빚이 5백으로 줄었구,추석 보너스 타구 마이너스 조금내서 일단 갚자며.안도 하구있던 지난 8월 시동생이 하던 가게 말아먹었다더군요. 도박으로. 은행에서 다시 2천 빚내서 급한 사채 막으러 이리 뛰고 저리 뛰구.시어머니 전화해서 매일 울며, 자기 막내 불쌍하다구 우시고, 시아버지 신랑한테 전화해서 얼른 해결하라구 갈구구.
그러다가 위 무기력중에 고생하는데 임신이 됐어요.친정부모님 먹고 싶다는 음식했가지구 봉투에 돈넣어 주시며 입맛 당기는 것 사먹으라구 하시며 시골에서 다녀갔어서도 시부모님 지난 설 저희집에서 치르라구 하시더니 임신한 며느리 과일 하나 안 사주시더군요. 전 닝거 맞구 설 음식 장만 했는데.....
더 기 막힌건 사고친 막내 시동생. 왜 그리 뻔뻔한지. 여전히 막무가네구. 억지 부리며,결혼하구 자기한테 못한다구 화내는 시누이. 자기들 박에 모른는 동서들.
그러던중 막내 동서가 결혼 6년만에 임신을 했어요. 지금 8주래요. 전 그렇게 토하구 아무것도 못먹을때 저 우리집에 와서 제가 해준 밥머구 설거지도 안하더니, 자기 임신해서 죽겠다구,저보고 김치 좀 담아 달라구, 밑반찬 해달라구 그러더니 어제 와서 냉장고 싹 쓸어가더라구요.시부모 시동생들 동서들 시집간 시누까지 정말 지겨워요.
왜 이러구 사냐구 묻고 싶으시죠?
처음엔 많이 싸웠어요. 핸드폰, 문짝, 장식장 수 많은 그릇들....
이혼 할거 아니면 둘 중 하나는 참아야 겠더라구요.
저 임신 기간내내 새벽밥 하구 있어요. 부모 애정 못 받구 자란 남편은 저에게도, 아가에게도 큰 애정을 많이 못 느껴요. 오로지 부모밑에서 고생했던 동생들, 누나에게만 잘 하면 되는 사람이예요.
저 정말 속 상한건 7월에 아기 태어나면 친정 엄마랑 1주씩만 몸조리 부탁 한다 했더니, 산후 조리원 가라던 시어머니가 시아버지 디스크 수술하면 저희집에서 몸조리 하시겠데요. 물론 수술비도 저희보고 내라구 하시구.
저 정말 어떻게 해야죠?
온 시댁 식구가 제 신랑만 보고 사는것 못 견디겠어요. 결혼하구 친정에 세번 다녀왔어요. 엄마 아빠 생신때도 못가구.
제 신랑 친정에 전화하는 것도 싫어해요. 제가 시댁 이야기 할까봐.
너무 힘들구, 지쳐요......
하소연 들어 주셔서 고마워요.